10년간 성장세… 수익성은 악화
사업체수 25% ↑, 매출액 年 7% ↑
영업이익률 10% 아래로 크게 줄어
폐업 증가땐 ‘노후 파산’ 위험성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매출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식산업의 경우 고령의 자영업자가 집중된 내수밀착형 산업이라는 점에서 자영업 생태계 개선을 위한 방안들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의 ‘최근 외식산업 수익구조 변화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23년 외식산업 사업체 수는 2013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연평균 7%(2015년 제외) 증가하며 경제규모 대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세부 업종별로는 외국식 음식점, 치킨 전문점과 비알코올음료점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수익성은 되레 나빠졌다. 외식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12.3%에서 2022년 8.1%로 4.2%p 하락했고, 2017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이 10% 미만에 머물러 있는 등 수익성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엔데믹 이후 일부 회복됐지만, 여전히 영업이익률이 8%대로 과거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5인 미만 영세업체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영세업체의 경우 2013년 17.8%에서 2019년 9.7%로 가파르게 수익성이 하락한 가운데, 엔데믹 이후의 회복세도 2023년 9.0%로 미약했다. 외식산업에서 소규모 영세업자의 높은 비중(88%)을 고려할 때 이들의 수익성 악화는 전체 외식업 경영악화로 이어진다고 한은 경기본부는 분석했다.
외식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에는 영업비용 증가와 수요 및 생산 부진의 문제가 꼽혔다. 코로나19 이후 배달문화가 확산하고 외식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이에 따른 비용이 증가했다. 배달과 무인서비스, 간편결제 수수료가 늘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인력감축과 매장관리의 비용절감 효과가 높은 수수료율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상쇄되며 체감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개인을 중심으로 한 외식소비 문화가 확산되며 이벤트 등에 따른 특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팬데믹을 지나며 소비문화가 개인화 및 파편화되고,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물가의 영향으로 간편식과 밀키트 등이 외식수요를 대체하고 있는 점도 외식업계 수요를 위축시켰다.
한은 경기본부는 외식산업이 고령의 자영업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식업은 짧은 창업 준비기간 등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아 노후 생계를 위한 은퇴자들의 진입이 쉽고, 퇴직금 등 본인 자금을 들여 창업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외식업 수익성 악화와 폐업 증가는 고령 자영업자들의 노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은 경기본부 관계자는 “외식산업 수익성 악화는 거시적으로 지역경제 침체, 고용불안, 민생경제 악화 등으로 이어져 내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구조적 비용의 절감, 외식수요 진작 등의 노력과 더불어 폐업지원 등 한계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