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관계 살인, 진상규명… 입법조사처 보고서, 국회 법제실 검토중

가정폭력 등 친밀 관계에서 발생해 살인으로 치닫는 참극을 막기 위해 ‘사망검토제’가 법률로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에서 제시됐다. 공적 자원을 전방위적으로 투입해 현행 제도의 빈틈을 메우고,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자는 취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친밀한 관계 살인의 해부: 가정폭력 사망검토제 도입을 위한 입법·정책 과제’ 보고서를 발간하고 “가정폭력방지법에 가정폭력 사망검토제 도입 근거 조항 마련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이 제도는 가정폭력 등 친밀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건의 유형·원인, 수사기관의 도움, 개입과 함께 관련 기관의 조치가 결국 실패해 살인을 막지 못한 결과 등을 조사한다. 살인사건이 일개 ‘개인·가정사’로 축소돼 또다시 참변이 반복되는 일을 막기 위해 피해자 보호 절차·정책의 총체적 부실 사항을 되짚자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폭력 사망검토제는 미국(샌프란시스코시)을 포함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포르투갈, 스웨덴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나라·지역별로 세부 내용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률에 사망검토팀 혹은 위원회의 설치·운영 근거를 두고 사건 발생 지역의 관련 기관들이 참여해 사건 진상을 규명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게 일반적이다.

보고서를 쓴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국내외 친밀 관계에서 발생한 사망사건 분석을 통해 반의사불벌 적용의 문제, 관련 기관 사이 정보교류·협업의 부재, 친밀관계 사건에서의 사회적 인식 한계 등 국내 문제를 짚었다. 그러면서 허 조사관은 가정폭력 관련 법을 고쳐 사망검토제 대상에 전·현 교제관계 또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가정폭력방지법과 가정폭력처벌법 등이 친족관계 대상 사건 중심이어서 친밀 관계에서 비롯되는 내용 전반을 아우르지 못하는 탓이다.

사망검토제 도입을 골자로 한 입법 움직임도 있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가정폭력방지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사망사건 검토위원회를 설치·운영해 어떻게 사안을 조사할지 등 내용이 초안에 담겼고, 입법을 앞두고 현재 국회 법제실에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