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신뢰 악용 사기 기승

수원 A씨 상대 전국 27건 신고

압색 신청… 도용 계좌땐 난항

김성은(가명·수원 영통구)씨는 지난달 29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자신이 찾던 어린이용 영어 학습교재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자녀를 위해 꼭 구하고 싶은 상품이 큰 인기로 품귀 현상을 빚던 중 중고로라도 구하려던 마음이 컸는데, 인근에서 상태 좋은 물건이 중고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체없이 A씨에게 직거래를 청했다. 그러나 A씨는 시간이 안 된다고 미루며 ‘문고리 거래’(현관문에 물건을 걸어두는 방식)를 유도했다. 김씨는 A씨가 선뜻 자신의 집 주소를 불러준 데다, 상품 사진 또한 직접 찍은 것이었기에 의심 없이 A씨 계좌로 40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당일 저녁 A씨가 일러준 집에 찾아갔을 때 상품은 없었고, 그제야 A씨는 자신이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 사례처럼 당근마켓 등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집주소 등 신뢰할 만한 정보를 거짓으로 제시해 선입금을 유도하는 사기가 빈발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 유사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으며, 일선 경찰서에 관련 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어 피해 규모조차 가늠되지 않는 상황이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수원서부경찰서는 이날 기준 A씨 계좌 상대로 들어온 사기 신고 27건을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 등을 통해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A씨 대상의 신고는 수원뿐 아니라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도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으며, 총 피해 금액은 수천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다른 경찰서에 신고했는데, A씨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다른 사건을 함께 수사 중인 수원서부서로 (사건이) 넘겨졌다는 전달을 받았다”며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선 한 개인이 900만원 넘는 피해를 입었다는 경우도 있고, 피해자는 지금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며, 피의자 신원과 주거지를 파악할 예정이다. 다만, 범죄로 악용된 계좌가 도용일 경우 수사는 난항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A씨 계좌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명의자 추적에 나서고, 통상 계좌주가 다른 지역 거주자면 사건을 그 지역으로 보낸다”며 “피해자 숫자나 피해 규모가 앞으로 더 늘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