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정선아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집단 휴학으로 투쟁하던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오고 있다. 정부와 각 대학이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기한 안에 학교에 등록금 납부, 복학·수강 신청을 하지 않으면 ‘제적’ 처리하겠다고 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학생이 학교에 복학을 신청했지만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제적을 피하기 위해 ‘미등록 휴학’을 포기했을 뿐, 복학한 뒤에 다시 휴학하거나 수강 신청 하지 않는 방법으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수강 신청을 하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도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교육부도 학생들이 등록금을 납부했다고 해서 학교에 복귀한 것으로 볼 순 없다며 실제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월부터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리며 학교로 돌아오라고 설득해야 했던 의과대학 관계자와 교수들은 이제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에 나오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최근 만났던 한 의과대학 교수는 “강제로 꿇어 앉혀 공부를 시킬 순 없는 노릇 아니냐”고 푸념했다. 협박과 설득으로 학생들을 학교에 돌아오게 만들었지만 결국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새로운 의사 배출은 물론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수급과 필수 의료 유지도 이뤄지기 힘들다.

교육부는 학생들에게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면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인 3천58명으로 조정하겠다며 타협안을 내놓았다. 결국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로 얻고자 한 필수 의료 인력 부족을 해소하지 못한 채 학생들의 시간까지 허비하게 만든 셈이다.

지난달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쓰러진 외국인 임산부가 두 시간 넘게 병원 뺑뺑이를 돌다가 결국 구급차에서 응급 출산하는 일이 있었다. 정부와 의료계는 빠르게 갈등을 수습하고 의사 인력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논의에 나서야 한다.

/정선아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