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방송 출연, 李 집중 비난
“난폭운전자”·“제정신 아냐” 등
거친 표현 ‘인지도 높이기’ 풀이

대권 행보에 나선 유정복 인천시장이 최근 들어 ‘거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난폭 운전자”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하며 여당 지지층에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유 시장은 지난달 31일 채널A 유튜브 방송 ‘국회의사담’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에 집중했다. 여야 유력 대권 주자들에 대한 인물평을 해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재명 대표는 난폭운전자”라며 “운전하다가 법을 어기고 음주운전까지 하는 사람에게 (나라를) 믿고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보수 성향 유튜브 매체인 ‘펜앤마이크TV’에 출연해서도 이 대표와 민주당을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유 시장은 “민주당은 거짓 선동에 아주 능한 사람들”이라며 “정치가 제대로 되길 바란다면 이재명을 퇴출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결과를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애국 시민들이 일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외침을 무시할 수 없다”며 여당 강성 지지층을 향해 어필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유 시장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는 지난달 8일 윤 대통령 석방을 기점으로 변화가 엿보인다. 올해 2월부터 3월 초까지는 지방분권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지만, 윤 대통령 석방 직후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윤 대통령 수사는 처음부터 잘못됐다”며 “이제라도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해 다행”이라고 했다.
이후에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 경제부총리, 심우정 검찰총장 등의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민주당을 향해 “이 나라를 얼마나 더 찢어놔야 속이 시원한가”라고 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국민 안정’ ‘통합’ ‘개헌’ 등 온건한 표현을 쓰며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지만, 최근 들어 독한 표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정치 모범생’이라는 평을 받는 유 시장이 이전과 다른 행보를 펼치는 건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인지도 높이기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취임한 뒤 ‘지방분권형 개헌안’을 주도하며 대권 행보를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시장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여당 지지자들 마음을 얻기 위해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재명의 맞수’로 떠오르기 위한 전략을 꺼내 든 셈이다.
실제로 유 시장이 출연한 방송들을 보면 ‘화려한 이력에 비해 유명하지 않다’는 사회자들의 발언이 자주 나온다. 유 시장은 채널A 유튜브 방송에서 이와 관련해 “경력에 비해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면도 있다”며 “탄핵 한 번 당하면 유명해지지 않겠냐”고 웃어넘기기도 했다.
유 시장 측 한 인사는 “그동안 유 시장이 행정가로서 무게감 있는 행보를 보여왔지만, 이제는 정치인으로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튜브 방송 출연 등 다양한 경로로 본인을 알릴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