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일대 도로가 경찰 차벽 등으로 통제되고 있다. 2025.4.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일대 도로가 경찰 차벽 등으로 통제되고 있다. 2025.4.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미국이 2일(현지 시간) 대한민국에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한국 생산 제품 전부에 상호관세 25%(행정명령 부속서엔 26%)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미 시행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이어 전면적인 관세장벽을 세운 것이다. 미국의 관세 전쟁 선포는 전 세계를 향한 것이지만, 무역으로 경제를 유지하는 대한민국에게 치명적이다. 3일 새벽 이 소식을 접한 국내 언론과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경제에 밀려온 총체적 위기를 경고했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이대로 시행되면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배터리 산업계는 직격탄을 맞는다. 모두 한국의 전략적 수출산업이다.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천278억 달러로 전년도 보다 10.4% 증가해 55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고율의 관세장벽을 뚫고 이 같은 실적을 유지할 수 없다. 아니 대폭 축소될 것이 분명하다. 비단 대미 수출에만 차질을 빚는데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상호관세에 중국, EU 등이 관세 장벽으로 맞설 경우 우리의 수출 라인은 전세계 곳곳에서 끊어진다.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였던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 우리보다 높은 관세 폭탄을 맞은 것도 뼈아프다.

미국의 관세전쟁은 예고된 재난이었다. 4년 만에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의 허세와 허풍 대신 취임 전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실현할 수단으로 상호관세를 강조해왔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취임을 전후해 트럼프를 설득하려 미국으로 달려간 이유다. 하지만 한국은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트럼프를 설득할 정상외교를 펼칠 수 없었다. 예고된 IMF급 경제위기 국면을 대통령 탄핵 공방으로 방치한 것이다.

오늘 오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를 선고한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111일 만이다. 그 기간 동안 한국 정치와 국민들은 한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넣을 상호관세 먹구름이 밀려오는데도 탄핵 찬반 대립에 몰두했다. 특히 선고일이 공지된 이후에는 예단할 수 없는 선고 결과를 예단하고 강요하면서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헌재 선고 결과가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의 평화로운 종결이 아니라 새로운 대립 정국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적이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 우리는 관세 전쟁에 전념할 마지막 기회마저 날릴 수 있다. 오늘 헌재 선고로 탄핵의 강을 넘어 국가 역량 전부를 관세전쟁에 집중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헌재 선고를 수용하는 여야 정당의 태도가 중요하다. 윤석열과 이재명의 운명보다 나라와 국민의 명운에 전념하는 집단지성을 발휘해야 한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