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85% 수출’ 한국지엠 악재… 현대차, 판매 대수 6.3% 급감 우려

반도체·의약품 업계도 긴장, 인천항·인천공항 등 물동량 감소 불가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인천·경기 지역의 경제 타격 우려가 현실화 됐다.

인천·경기 지역은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이번 조치에 따른 최대 피해 도시가 될 전망이다.

3일부터 자동차에 25%의 품목별 관세가 발효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품목별 관세 대상이 아닌 제품에 대해서는 25%(행정명령 부속서상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 그래프 참조

우선 경인 지역 자동차 업계의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의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체에는 악재가 되는 셈이다.

인천에 본사를 둔 한국지엠은 생산 물량의 85%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관세 부과 조치에 따른 주요 피해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국지엠의 본사인 글로벌GM은 관세 등 통상정책 변화로 수익성이 악화할 경우 공장을 이전할 수 있다며 사실상 한국지엠 ‘철수설’을 언급,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지엠 전체 직원 수는 1만1천여명으로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미국 현지 가격이 오르면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 대수는 지난해 대비 6.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부터 공식 가동 중인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관세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경기지역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와 의약품은 다행히 상호관세 대상에선 제외돼 최악은 피했다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반도체·의약품 분야에 대한 별도 품목 관세 부과를 예고한 만큼 관련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본사를 둔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대외 정책 변수를 지속 검토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항, 평택항, 인천국제공항도 단기적인 물동량 감소로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세 영향으로 전 세계 교역량이 당분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인천항의 경우 전체 교역량의 70%를 중국과 베트남이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이 이들 국가에 각각 34%, 46%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물동량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문가들은 앞으로 세계 무역시장의 보호무역 기조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따른 우리 정부의 발 빠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송상화 교수는 “보호무역주의는 이제 세계적인 흐름이 됐다”며 “정부는 수출 감소로 자금 경색이 우려되는 기업에 정책 자금을 지원하는 등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만드는 한편, 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한 기술력을 앞세워 다른 국가에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윤혜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