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조기 대선 국면 전환
지도부·주요 당직자 한명도 거취 언급 없어
위기감은 커녕 현실 인식조차 없다는 비판
대선 급해 지도부 교체할 때 아니라는 분위기
강민국 “현 지도부 전원 사퇴 ‘최소한 도리’”
6일 비상의총서 지도부 책임론 정리해야 ‘지적’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정국이 조기 대선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됐지만, 국민의힘은 정작 책임지는 이 하나 없이 무기력한 침묵만 이어가고 있다.
4·2 재보궐 선거에서 보수 텃밭마저 내준 참패에도 당 지도부는 물론 주요 당직자 누구 하나 거취를 언급하지 않아, 위기감은 커녕 현실 인식조차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조기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주말 여론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진다.
4일 여권에 따르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인용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찾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에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 해서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위로 방문에서 지도부를 격려하는 발언이었다고 하지만, 실제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권 위원장을 비롯해 지도부의 거취와 관련한 문제 제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자신의 거취 문제를 의원들에게 논의해줄 것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인 권성동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두 달 후면 대선이고, 시간이 촉박하기 떄문에 승리를 위해 우리부터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대선을 60일 이내에 치러야 하기 때문에 지금 지도부를 교체할 때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도부 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재선의 강민국(진주 을) 의원은 탄핵심판 대법정에서 올린 SNS 글을 통해 “오늘부로 국민의힘은 소수야당으로 전락했다”며 “현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는 게 최소한 도리일 것”이라고 지도부 교체론에 불을 지폈다.
당내 한 중진급 원외인사도 “탄핵을 막지 못한 지도부에 대한 문책이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새로운 지도부가 대선을 지휘할 당직 인선을 서둘러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주말 사이 숨고르기에 들어가 오는 6일 열리는 비상의원총회에서 지도부 책임론을 정리하고, 조기 대선에 임하는 당의 입장을 정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