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지역성 통찰 역할… 위축되면 정체성 확보 안돼”
경인일보서 한국기자상 수상
한겨레 이직후 청계천 복원 기여
인천시, 세계 최고 도시로 확신

매년 반복되는 기념일지만,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겐 신문의 날(4월 7일)이 남다르다. 그는 신문기자였다. 일반인들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언론사가 요즘처럼 많지 않던 시절, 그의 예리한 문제의식과 쉼없는 발품에서 비롯된 뉴스가 신문지면을 타고 사회 곳곳을 변화시켰다. 부조리에 눈 감지 않고 약자에게 귀 기울여야 한다는 사명감은 인천 동구와 미추홀구에서 의정활동을 펼치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허 의원은 경인일보 기자였다. 경인일보에서 ‘인천 북구청 세금 횡령 사건’을 심층보도해 기자들의 최고 영예인 한국기자대상(현 한국기자상)을 받았다. 세금도둑, ‘세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등 전국을 흔든 이슈였다. 이 사건은 공직사회에 파쇄기가 도입되고 수기 서류가 전산화되는 계기가 됐다. 허 의원은 또 취재과정에서 쓰레기더미를 샅샅이 뒤져 단서를 찾았는데, 이 또한 언론 취재기법 중 하나로 정착했다.
한겨레신문으로 옮긴 ‘기자 허종식’은 또 한 번의 대형 이슈로 역사를 남긴다. 서울시청에 출입하던 그는 당시 고건 서울시장이 청계천 고가 철거와 관련해 복도에서 긴밀히 나누던 대화를 엿듣고 파고들었다. 심각한 노후화로 철거계획이 진행 중이란 사실을 알아낸 그는 철거로 끝낼 게 아니라 청계천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세상에 처음 꺼냈다.
허 의원은 “고가 철거에만 방점이 찍혀있던 청계천을 되살리자는 내용으로 ‘청계천에 새 생명을’ 기획기사를 보도했다”며 “시장 출마가 거론되던 이명박 전 의원 등에게도 제안했고, 이 전 의원은 ‘현대에 입사하니 청계천을 복개하고 있더라’면서 현대 사장 출신인 자신이 복원한다면 매우 의미 있겠다며 좋아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허 의원은 한겨레에서 10년간 부동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그는 부동산이 단순 매매·임대의 개념이 아니라고 했다. 허 의원은 “‘부동산은 모든 것’이다. 종합적인 요소가 다 들어있다”며 “도시를 어떻게 탈바꿈시킬지부터 도로·철도는 어떻게 할지 등 개발의 문제, 사람냄새 나는 도시를 어떻게 조성해갈지의 문제, 안전의 문제 등등 부동산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전문기자로 국토교통부 등을 출입하며 공부한 게 인천시 균형발전부시장으로 정책을 설계할 때나 국회의원으로 현안을 대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허 의원은 인천이 공항·항만·바이오 등 인프라를 토대로 ‘세계 최고 도시’가 될 걸로 확신했다. 그리고 지역언론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중앙집권 폐해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건데, 실제 자치권한은 30~40%에 머무는 게 현실”이라며 “이걸 5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를 완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역언론만이 그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통찰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언론이 위축되어서는 지역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후배 언론인들의 투혼을 당부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