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일 반복없도록 수사·재판을”

“갈등의 골 해소 통합 첫걸음되길”

“서민·사회 약자 돌보는 지도자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사흘째인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이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4.6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사흘째인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이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4.6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분노해 수개월간 광장 등 거리로 나왔던 시민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지난 4일 오전 서울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6번 출구 일대에 모인 시민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얼싸안고 서로 눈물을 닦아주던 시민들은 ‘만세’를 부르며 민주주의 회복을 자축했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민들은 국회와 헌법재판소 등을 오가며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장소마다 수만명이 집결했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웃을 챙겼다. 집회에 등장한 선결제 문화, 비폭력 응원봉 시위, 쓰레기를 줍고 교통정리를 하는 자원봉사자 등 시민들은 거리에서 매번 빛났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지만 지난 4개월 동안 새로운 대한민국을 염원한 시민들의 간절한 외침은 여전히 울림이 크다. 앞으로 이어지는 윤 전 대통령과 동조 세력에 대한 수사와 재판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안국역 인근에서 만난 선창규(63)씨는 “탄핵이 됐다고 해서 그간의 일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와 재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시민들은 탄핵정국 동안 분열됐던 우리 사회가 하나 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홍예빈(22)씨는 “생각은 각자 다르겠지만, 판결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며 “이번 선고가 깊은 갈등의 골을 해소하는 통합의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현만(73)씨는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이 다시 손잡아야 한다.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계엄과 내란 논쟁이 끝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12월3일에 머물게 된다”고 했다.

곧 치러질 조기 대선에서 서민과 사회적 약자 등을 돌보는 지도자가 나오길 바라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이정석(49)씨는 “청년들이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뼛속 깊이 새겨 관련 정책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약자들 목소리 듣고 격차를 해소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으면 누가 정권을 잡아도 국민들은 절망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미(59)씨는 “탄핵 정국을 지나면서 나라가 굉장히 어려웠고, 경제도 너무 침체됐다”라며 “국민이 힘을 모으고 갈등을 줄여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 분열된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한다”고도 했다.

/변민철·백효은·한규준·마주영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