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자원 제조·생산인력으로 활용

현역병 충원이 우선… 인력 공백난

“고령화 현장 유일한 해답 무색해져”

11일 군포시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직원이 생산 작업을 하고 있다.2025.4.11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11일 군포시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직원이 생산 작업을 하고 있다.2025.4.11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병역자원 일부를 제조·생산인력으로 활용하는 산업기능요원 모집 수가 줄어들고 있다. 저출생에 따른 병역 자원 감소로 발생하는 이러한 현상에 경기도 내 중소기업들은 심각한 인력 공백에 직면했다.

군포시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채용 담당 팀장 정모 씨는 평촌과학기술고등학교, 경기폴리텍고등학교 등 인근 특성화 고등학교들을 수시로 드나들며 발품을 팔고 있다. 30년 넘게 이어오며 도내 유망 강소 기업으로 손꼽히는 정 씨의 회사지만 산업기능요원으로 지원하는 인원이 줄자 직접 홍보하러 다니는 것이다. 현재 정 씨의 회사에 있는 5명의 산업기능요원도 빠르면 1~2년 내로 복무 기간이 끝나는 만큼 새로운 인력 충원이 시급하지만 예년과 다른 지원 분위기에 정 씨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병무청은 1973년도부터 병역자원 중 일부를 국가산업 육성 발전을 위해 지정 업체에 한해 제조·생산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산업기능요원은 현역병 기준 34개월로 복무기간은 더 길지만, 출퇴근이 자유롭고 일반 병사보다 더 높은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복무로 꾸준한 명맥을 유지했다.

11일 군포시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직원들이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2025.4.11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11일 군포시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직원들이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2025.4.11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이러한 산업기능요원의 모집 수는 출생률 감소에 따른 병역 자원 수 자체가 줄어들자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추세다. 11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엔 4천명이던 모집 수는 2022년 3천600명으로 줄었고, 지난해부터 3천200명을 유지하고 있다. 병무청 측은 산업기능요원이 대체복무제도기 때문에 현역병 충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에 산업기능요원을 통해 인력을 충원하던 도내 중소기업들은 또다시 인력 공백을 메꿔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무 이후 취업 연계, 복무 중 관련 자격증 및 전문대학 학업지원 등도 실시하고 있지만 찾아오는 인력은 드물다. 최근 인상된 현역병 월급과 복무기간 단축 등도 산업기능요원 기피현상으로 이어진다.

도내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제조 현장은 계속 고령화되고 있고, 그나마 젊은 인력을 충원할 수 있었던 산업기능요원 제도마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제도 개선을 논할 상황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인력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부와 유관 기관은 서둘러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이주노동자의 취업 비자를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변경해 국내 체류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중소기업 인력난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