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완성차 회사에 부품 납품하는 韓 기업 다수
상호관세 90일 유예됐지만 자동차 25% 적용
“韓 기업들 정보 없어 불안해해” 애로점 전달
미시간주지사 “중요성 공감” 공동 대응 길 열어

트럼프발(發) 관세 폭풍 여파가 거센 와중에, 미국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시간주지사와 공동 대응을 위한 협의체를 구축키로 했다. 관세 문제와 관련, 한·미 최초로 지방정부간 전략적 연대 기구를 구성했다는 의미가 크다는 게 경기도 설명이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가 이번에 방문한 미시간주는 완성차 회사 3사(GM·포드·스텔란티스)가 소재한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다. 이에 미시간주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적지 않은 추세다.
지난 9일(현지시간) 김 지사가 찾은 자동차 부품기업 ‘광진 아메리카’도 GM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업체다. 또 김 지사는 현대모비스, 넥센타이어, 엘이스 오토모티브, 엘에스 이모빌리티 솔루션, 한세모빌리티, 디엔 오토모티브, 비에이치이브이에스 미국법인의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모두 미국의 관세 부과가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정보가 전혀 없는 점을 답답해했다.
이에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김 지사는 관세 증가에 따른 한국 부품 기업들의 우려점을 전하며, 한국 부품 기업들과 미시간주 소재 완성차 3사 간 대화 채널 개설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개설될 수 있도록 휘트머 주지사가 중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동시에 미시간주 진출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거나 초기 투자 시 금융·세제 지원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대해 휘트머 주지사는 공감의 뜻을 표했다.
김 지사는 올해 경기도가 주최하는 미래 모빌리티 테크 쇼가 미시간주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점과, 해당 행사에 유망한 한국의 부품 업체들이 다수 참여할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휘트머 주지사가 참석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세계 경제에 대한 자해 행위”라며 “물가 상승, 실직 등 미국 경제에도 관세가 초래할 악영향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휘트머 주지사도 “관세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중요한 동맹 관계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며 “(김 지사가 지적한) 정보 교환과 플랫폼이 매우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고 김 지사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공감대 속, 김 지사와 휘트머 주지사는 경기도와 미시간주간 자동차 산업 상생을 위한 협의체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어 신속한 실무 협상을 통해 구체화해나가기로 했다. 해당 협의체 구축을 토대로 두 지역이 양국 자동차·부품 기업의 상생을 위한 정보 공유, 애로 사항을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경기도 설명이다.
한편 김 지사는 미국 현지에서 SNS를 통해 관세 문제가 심각함을 재차 역설하며 경제전권대사 임명 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도착해서 상호관세 90일 유예 소식을 들었다. 급한 불은 껐지만 현장의 혼란은 더 커졌다.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이미 적용되고 있다. 확실한 건 하나도 없고 기업들이 각개전투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빨리 대처해야 한다. 90일의 골든타임, 또 다시 허송세월하면 민생 방기이자 한국 경제 포기”라고 꼬집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