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통행 불편, 추가붕괴 걱정” 호소
오후부터 빗줄기 굵어져 구조작업 중단
소방당국, 기상·안전 고려 수색 재개 결정
현장 찾은 김동연 지사 “최선 다해 구조하라”

“아이고 빨리 찾아야 할 텐데...”
12일 오후 4시께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붕괴 사고 현장 인근을 지나는 주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바라봤다.
이날 오후부터 사고 현장 일대에 가늘게 내리던 빗줄기는 오후 5시가 되자 점차 굵어지기 시작했다. 우산을 쓰고 인근을 지나던 한 주민은 “아직 실종자를 찾지 못한 게 맞냐”며 일행에게 묻고는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사고 현장과 약 50여m 떨어진 곳에는 아파트 단지가 있어 사고 현장 주변을 지나는 주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근 아파트에서 이곳 현장을 올라가는 길에는 통행금지를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었다. 사고 현장 부근인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 어린이천문대 앞까지 왕복 6차로 도로 약 800m 구간의 통행은 사고 직후 전면 차단된 상태다.

한 주민은 현장으로 향하는 길목을 지키는 경찰들에게 “언제까지 통행할 수 없는 것이냐”며 물어보며 지나가기도 했다.
주민들은 통행 불편을 토로하는 동시에 추가 붕괴 사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인근 편의점에서 일하는 A씨는 “사고 당일 손님들이 말해줘서 붕괴 사고 사실을 알았다”며 “무서워서 인근에 가보지 않고 있다. 광명시 주민으로 인근에서 큰 붕괴 사고가 나 무섭고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실제 인근 아파트 주민들 200여 명은 전날인 11일 발생한 붕괴 사고 직후, 추가 붕괴 우려로 인해 긴급하게 대피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기도의 긴급안전점검 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자 12일 오전 8시부로 전원 복귀했다.
하지만 붕괴 현장과 인접한 식당과 교회 등은 여전히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이날 오후부터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며 실종자 1명에 대한 구조 작업은 중단됐다. 구조 대원과 관계 기관 직원들은 우비를 쓴 채 사고 현장 일대를 분주하게 움직였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공사 현장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도로와 건물이 내려앉아 있었다.

사고 현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현재 비가 오고 있고, 오늘 밤에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현재 구조 작업은 중단돼 있는데, 구조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최선을 다해 빠른 시간 내에 구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11일 오후 3시17분께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지하터널 공사 중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안전진단 등의 작업을 하고 있던 노동자 2명이 각각 고립·실종됐다.
고립된 20대 남성 A씨는 사고 발생 13시간여 만인 12일 오전 4시27분께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지만, 실종된 50대 남성 B씨의 위치나 생존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안전 문제 등으로 B씨에 대한 구조 작업을 이날 오후부터 중단했고, 추후 기상 상황과 안전을 고려해 하부 수색 재개 시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