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11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11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오늘부터 이틀 동안 대선 경선 후보 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예비경선에서 100% 국민여론조사를 통하여 4명으로 후보를 압축한 뒤 2차 경선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2차 경선은 국민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 비율로 실시한다. 4명 중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차 경선 상위 2명이 결선투표를 치르고 5월 3일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출마 후보는 애초에 15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설도 있었으나 현재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을 포함하여 1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의 독주 체제에 비하여 다양성과 역동성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지만 경선 참여 후보군이 많다는 것만으로 흥행 성공 요인이 될 수 없다. 지지율이 1%도 되지 않는 인물들이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 후 당권 도전 등을 의식하여 몸값을 올리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올 때 보여줬던 모습에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하여 파면 당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반성과 자숙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전히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뿐이었고 넉달 간의 혼란과 불안에 대한 대국민 사과도 없었다. 내란 수괴 혐의의 피고인이 마치 개선장군처럼 행세한 모양새를 연출했다. 파면이 결정된 다음에도 당 지도부를 만나 대선 승리를 당부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등의 대선 주자들은 윤 전 대통령과 관저에서 만나거나 통화 이후 ‘윤심’을 이용하는 행태를 보였다. 서초동 사저에는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도열해서 윤 전 대통령을 맞이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극우 단체와 절연하는 것은 물론이고, 윤 전 대통령과도 과감하게 결별하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를 한 당사자로서 국민으로부터 파면되고,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다. 아직도 국민의힘이 그를 보수의 구심점으로 인식하고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다면 중도로의 외연 확장은 기대할 수 없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정확한 시대정신과 시국인식을 갖고 대선 경선에 임해야 한다. 단순히 후보군의 숫자가 많다고 역동적인 경선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 겨울의 극심했던 국민의 고통을 헤아릴 수 있을 때 민심이 다가올 수 있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