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세계잉여금 작년比 780억 줄어

인천시가 올해 본예산 편성 당시 추산했던 ‘순세계잉여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세계잉여금은 매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때 활용되는 항목인데, 부동산 거래량 감소로 취득세가 덜 걷히며 추경 재원 마련에 비상등이 켜졌다.
14일 인천시와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인천시의 순세계잉여금은 1천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천시가 지난해 9월 2025년도 본예산을 편성할 당시 추산한 1천809억원보다 780억원가량 준 규모다. 인천시는 매년 9월 다음연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10~12월에 들어올 예정인 세수를 추산한다. 따라서 순세계잉여금도 보수적으로 예측한 뒤, 실제 세입 규모를 보고 확정하는 방식이다.
순세계잉여금은 지방자치단체가 그 해 걷은 세금에서 예산으로 지출한 금액과 국비를 쓰고 남은 비용 등을 제외한 예산이다. 사용처가 정해진 비용을 모두 제외하고 남은 ‘여윳돈’으로, 지자체는 순세계잉여금을 주로 추경에 활용한다.
올해 순세계잉여금이 당초 추산했던 것보다 준 건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택을 구입하거나 신규 아파트 입주자가 소유권이전 등기를 하면서 내는 취득세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정부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적용하며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1.2%p를 가산하는 대책을 내놓은 이후 부동산 거래 위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1만5천850가구였던 인천 주택 거래량은 2분기 1만9천649가구, 3분기 2만120가구 등으로 계속 늘었는데, 4분기는 1만7천765가구로 줄었다.
순세계잉여금 감소는 인천시의 올해 추경 편성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김대영(민·비례) 의원은 “추경 편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예산 편성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