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농협 등 긴급 현장점검 실시

이상기후 대응 예방책 구축 온힘

지난 주말사이 냉해 피해를 입은 안성의 한 배 농가 모습 /경기농협 제공
지난 주말사이 냉해 피해를 입은 안성의 한 배 농가 모습 /경기농협 제공

4월의 깜짝 추위가 찾아온 지난 12일과 13일은 최저 기온이 0~1℃로 쌀쌀했다. 거기다 우박이 떨어지고, 비와 강풍이 매섭게 불며 체감 온도를 더욱 낮췄다.

배 주산지인 경기 안성지역에서 올해 첫 냉해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농협중앙회 경기본부(경기농협)와 서안성농협에 따르면 관내 59개 배 재배 농가 가운데 57개 농가에서 피해가 접수됐다. 이에 경기농협은 15일 긴급 현장 점검에 나섰다.

올해는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꽃이 일찍 피었고, 주말 사이 갑작스러운 추위로 인해 배꽃의 암술이 까맣게 괴사했다. 정상적인 배꽃의 암술은 분홍빛을 띠고 있다. 원래라면 암꽃에 꽃가루를 발라 수정을 시켜야 하는데, 암꽃이 죽으면서 열매를 맺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후에 피는 꽃들은 모양이 틀어진다든가 수정률이 저하되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서안성농협 측의 설명이다.

지난 주말사이 냉해 피해를 입은 안성의 한 배 농가 모습 /경기농협 제공
지난 주말사이 냉해 피해를 입은 안성의 한 배 농가 모습 /경기농협 제공

윤국한 서안성농협 조합장은 “배나무도 열매를 맺어야 균형이 맞아지는데, 이렇게 냉해를 입고 열매가 열리지 않으면 낙엽과 가지만 무성하게 되고, 내년도 농사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냉해로 인한 피해는 이뿐이 아니다. 배가 열리든 안 열리든 농약과 인건비 등 농사에 들어가는 생산비용들은 그대로다. 생산비는 변하지 않는데 매출이 줄어들게 돼 농가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다. 최근 이상기후 등으로 2~3년 사이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이 같은 농가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사이 냉해 피해를 입은 안성의 한 배 농가 모습 /서안성농협 제공
지난 주말사이 냉해 피해를 입은 안성의 한 배 농가 모습 /서안성농협 제공

경기농협은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농가의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재해 예방 체계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엄범식 농협중앙회 총괄본부장은 “농업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여 신속한 복구 지원으로 농가가 하루빨리 영농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향후 기상 재해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체계 구축에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