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경매, 10 → 3상자 ‘뚝’

어획량 전년比 10분의 1 못미쳐

수온 오르는 5~6월께 회복 기대

15일 오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인천수협소래공판장에서 경매가 열리고 있다. 2025.4.15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15일 오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인천수협소래공판장에서 경매가 열리고 있다. 2025.4.15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바다에 나가도 꽃게가 안 잡혀요.”

15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인천수협소래공판장. 공판장 한쪽에서 갓 잡은 수산물 경매가 한창이었다. 4월부터 본격적인 꽃게잡이가 시작됐지만 경매는 불과 몇분 만에 끝났다. 공판장에 나온 꽃게 물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소래어촌계와 소래포구전통어시장상인회 등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이맘때쯤 경매에 오르는 꽃게 물량은 10상자(400㎏) 이상이지만 이날 현장에서는 3상자(120㎏)에 불과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3일까지 중구 연안부두와 소래포구 공판장에서 위판된 꽃게는 2만6천111㎏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만6천960㎏)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꽃게 어획량이 적다 보니 경매장 꽃게 가격은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3일까지 꽃게 1㎏당 평균 단가는 2만8천98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천532원)보다 약 1.7배 올랐다.

제철임에도 꽃게 어획량이 늘지 않는 이유는 ‘수온’에 있다. 수온에 민감한 꽃게는 겨울철 먼 바다에서 월동을 했다가 수온이 8℃가량으로 오르면 인천 앞바다 연안으로 넘어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최근 인천 앞바다 수온이 7℃ 수준에 머물면서 꽃게가 자취를 감춘 것이다.

이날 꽃게를 낙찰받은 한 중개인은 “꽃게가 실하고 내용이 좋은데 어획량이 너무 적다”며 “경매 가격도 작년보다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경매 현황을 지켜보던 선주 조모(66)씨는 “꽃게 조업을 대비해 선원들도 구해놨는데, 이대로라면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5월 가정의 달 대목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가을부터 꽃게가 많이 잡히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가을 꽃게는 9~11월이 제철로 알려졌는데, 지난해에는 12월께 어획량이 증가했다고 어촌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신영철 소래어촌계장은 “아직 봄어기 시작 초반으로 5월에는 꽃게 어획량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수온이 낮고, 줄어든 강수량 등의 영향으로 봄 꽃게 어획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수온이 오르면 꽃게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5~6월 꽃게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