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11주기 단원고4.16기억교실
2021년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고시
유류품·활동 기록물·유가족들 구술 담겨
“세계 유네스코 등재가 필요하다” 강조

16일 오전 10시께 안산시 단원구의 단원고4.16기억교실.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사용했던 교실과 교무실이 보존된 이곳에 평택시 포승중학교 1학년 학생 20여명이 찾아왔다. 이날 단원고 2학년1반 (故)한고운양의 엄마 윤명순씨는 지난 2014년 4월15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이후 멈춰버린 교실 풍경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6반과 10반은 사물함이 (피해)학생들 이름이 아니에요. 수학여행 다녀와서 이름을 바꾸려고 하다보니, 2013년에 교실을 사용했던 아이들의 이름이 남아있어요.”, “영어듣기평가·지필평가…, 교무실에 걸린 4월중 행사를 적어놓은 일정표엔 수학여행 이후 예정됐던 일정들이 적혀있어요.” 학생들은 윤씨가 가리키는 기록물들로 시선을 옮겨가며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포승중은 지난해부터 4.16기억교실 방문을 체험학습으로 정례화했다. 올해는 경기해양안전체험관에서 배가 물에 잠기는 상황을 가정해 구명설비로 대처하는 활동을 병행하는 등 내실화를 다졌다. 방효업 포승중 교감은 “체험학습은 이론적으로 배우는 안전교육을 넘어 실제로 경험하고 느껴볼 수 있는 기회”라며 “학생들이 기억교실에 다녀오면 행동이 차분해지고 질서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고 했다.
학생들은 이번 체험학습을 계기로 세월호참사에 대해 새롭게 알게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결(14)·유건우(14) 군은 “(참사 피해자들이)친구들과 장난치며 놀았던 흔적이 사물함에 남아있는 게 기억에 남는다”며 “직접 보니까 재난은 예기치 못하게 온다는 게 실감이 났다”고 했다. 이다연(14)양은 “이번 방문으로 세월호참사를 처음 알게됐다”며 “처음엔 안타깝다고만 생각했다가 애초에 배가 튼튼하지 않았고, 기다리라는 지시를 따랐는데도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는데 참담했다”고 말했다.

‘단원고 4.16기억교실’은 지난 2021년 제14호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고시됐다. 이어 2023년에는 희생자·생존자·단원고 등의 세부 기록물들이 14-1호로 포함됐다. 기록물에는 인양된 세월호에서 나온 유류품과 진상규명을 위해 투쟁했던 활동 기록물, 유가족들의 구술증언록 등이 담겼다. 4.16기억저장소는 세월호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국제포럼을 여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옥자(단원고 2학년7반 故허재강군 엄마) 4.16기억저장소 사무국장은 “단원고 교실을 옮길 당시 유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사물함 속 모래를 치우고 분리수거통을 닦아내 가며 기록물을 보전했다”며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고 안전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기록물의 국가지정을 넘어 세계 유네스코 등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