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내 한 SKT직영점 앞에 유심소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4.28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수원시내 한 SKT직영점 앞에 유심소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4.28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유심(USIM) 해킹사고(4월27일 온라인보도)가 발생한 SK텔레콤(SKT)이 28일 오전 10시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했지만, 유심 재고 부족으로 헛걸음친 고객이 상당수여서 예고된 결과를 낳았다.

알뜰폰을 포함해 가입자는 2천500만명에 달하는데 현재 SKT가 보유 중인 유심 재고는 100만여개로 가입자 수를 따라가기엔 턱없이 부족해 불안을 호소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해킹 사고 SKT, 유심 무상 교체… KISA 늑장 대응도 도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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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11시께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이용자 유심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 아직 유출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보안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가 큰 만큼 28일 오전 10시부터 무상 교체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게 사측의
https://www.kyeongin.com/article/1737675

28일 오전 9시30분께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소재한 SKT직영점 앞은 평일인데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긴 줄이 형성돼 있었다. 대리점이 문을 열기도 전부터 유심 교체를 위해 구름인파가 몰린 것이다.

수원시내 한 SKT대리점 직영점 인근에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들이 줄지어 서있다. 2025.4.28 /독자제공
수원시내 한 SKT대리점 직영점 인근에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들이 줄지어 서있다. 2025.4.28 /독자제공

다른 직영점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원역 인근 SKT직영점 또한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 문의는 꾸준했으나 매장 내 재고가 없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이곳 관계자는 “유심이 소진됐다. 지난 금요일(25일)에 매장을 방문, 유심 교체를 예약한 분들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체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구에 자리한 SKT직영점 매장 앞에는 ‘유심 소진’ 안내문이 여러 장 붙어 있었다. 그럼에도 유심교체 희망자가 계속 방문하자 ‘유심 교체 예약 안내문’을 보여주며 예약 사이트를 안내했다. T월드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예약 먼저 진행하라는 것인데, 앱 사용이 어려운 중장년층의 민원이 잇따르기도 했다. 대리점 관계자는 “오전보다 대기자가 줄었다”라면서도 “다음달 말까지 유심 500만장이 풀린다는데, 그 안에 못 들어가면 못 바꾼다”라고 귀띔했다.

수원시내 한 SKT직영점에 유심교체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안내를 기다리고 있다. 2025.4.28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수원시내 한 SKT직영점에 유심교체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안내를 기다리고 있다. 2025.4.28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실제 오후 12시48분께 유심 교체 신청 페이지에 접속해보니 6만2천706명이 대기 중이었다. 약 6분가량 기다리자 본인 인증을 하라는 페이지에 접속됐다. 이후 유심을 수령할 매장을 선택하니 신청이 완료됐다. 다만, 정확한 유심 교체 가능 날짜는 안내되지 않았다.

SKT가 유심 교체 전 안내하는 ‘유심보호서비스’ 또한 가입이 쉽지 않다. SKT 사용자가 T월드 앱에 몰리면서 서버가 과부화 걸린 영향이다. 이날 오후 3시쯤에도 6만명 이상의 대기자가 발생, 1시간 이상의 대기시간이 발생한다고 안내됐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사 본인인증 앱 ‘패스(PASS)에서도 명의도용방지 서비스 ’엠세이퍼‘ 가입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SKT 유심 무료 교체 신청 페이지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6만명이 넘게 대기하고 있다. /T월드 캡처
SKT 유심 무료 교체 신청 페이지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6만명이 넘게 대기하고 있다. /T월드 캡처

SKT 사용자의 볼멘소리는 커지고 있다. 10년 넘께 SKT를 이용중인 김모(34)씨는 “지난 26일 대리점을 다 돌았는데, 유심이 없다며 바꾸질 못했는데 오늘도 유심을 못 받았다”라며 “기기변경으로 휴대폰을 새로 산지 얼마 되지 않아 약정 때문에 통신사를 바꾸지도 못한다. 약정이 끝나면 SKT는 손절할 계획”이라고 토로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