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투·개표 시연회에서 선관위 관계자가 수개표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2025.4.1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0일 오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투·개표 시연회에서 선관위 관계자가 수개표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2025.4.1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3만달러를 넘었다. 이후 2년 만인 2018년에 3만5천359달러를 기록해 곧 4만달러 시대에 도달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3만달러 고지를 넘어선 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제자리 수준이다. 심지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1인당 GDP 4만달러 달성 시점을 2029년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엔 2027년 달성을 예상했으나 6개월 만에 2년이 늘었다. 고환율 저성장 속에 1인당 GDP 4만달러 시대가 계속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IMF는 올해 1인당 GDP를 3만4천642달러로 추정했다. 지난 2021년 1인당 GDP가 3만7천518달러로 늘었다가 2022년에 3만4천822달러로 줄었는데, 지난해 3만6천129달러로 회복세를 타는 듯하더니 다시 고꾸라지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에 기록한 마이너스 성장을 보면 이 예상에 힘이 더욱 실린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국민소득(속보)’을 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2% 낮아졌다. 1인당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4년 2분기(-0.2%) 이후 처음이며 감소 폭은 2022년 4분기(-0.5%) 이후 가장 크다.

사실 지난 2월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지난해 1인당 GDP가 일본(3만2천859달러)과 대만(3만3천234달러)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며 축포를 터트린 바 있다. 하지만 불과 두달여 만에 대만의 추격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내년부터 대만에 추월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대만은 2030년까지 매년 2%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IMF의 전망치는 세부 데이터가 다소 부족한 시나리오지만 두고볼 수만은 없다. 정치 불확실성과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환율이 오르고 저성장이 고착되면 현실이 된다.

조기 대선도 1인당 GDP가 최대 화두다. 다만 아직은 막연한 비전만 제시하고 있다. 표를 의식한 미봉책은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더욱 멀게 할 것이다. 저성장 경제를 단 한방에 살릴 묘책은 없다. 장기간에 걸쳐서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 재정 의존적 경기 부양은 한계가 있다. 산업 전략 재설계로 성장동력을 회복하고 기업 활동 및 투자를 막는 각종 규제를 풀어 일할 맛 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