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선을 포함 민선 1, 2기 인천시장직을 수행한 최기선 시장이 이달말로 8년6개월간의 임기가 끝난다. 지난 93년 시장으로 부임한 후 풀뿌리민주주의의 부활에 따라 지난 95년 주민의 손으로 선출된 그는 시정방향을 세계 일류도시 및 동북아의 중심도시 건설로 정해 시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지역경제 활력 강화, 국제도시 기반 확충 및 발전역량 강화, 시민만족 자치행정 수행 등에 주력했다. 그러나 임기동안 대형프로젝트 중심의 시정 운영으로 시민 삶의 질은 물론 사회복지의 미비, 녹지공간 부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해결 등은 다소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가 운영한 시정 성과 등을 점검해본다.〈편집자 주〉

최 시장의 가장 큰 성과는 송도신도시내 외자유치를 꼽을 수 있다. 올해 초 선진국의 경기침체로 외국인의 투자가 저조한 현실에서 127억달러라는 외자유치에 성공, 국가신용도를 크게 높였다. 이런 역동적인 사업 추진으로 지난 4월 8일엔 정부가 수립한 21세기 국가 생존전략인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전략'에 송도신도시와 서북부매립지, 영종지역을 핵심으로 한 경제특구를 지정·개발키로 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제도시로서의 위상 정립도 그의 커다란 업적중 하나다. 그는 인천을 국제공항도시로 가꾸기 위해 시와 공항공사, 유관기관이 참여한 개항준비위원회를 구성, 10개분야 60개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또 공항주변지역의 체계적 개발을 위해 공항배후지원단지 63만5천평을 조성 완료했고 영종은 국제물류와 공항지원사업, 용유지역은 국제관광산업기능으로 특화개발하는데 행정력을 쏟았다. 특히 공항주변지역의 관세자유지역 지정과 '인천국제공항 주변지역지원특별법' 제정에 주력했다.

항구도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인천항 개발계획 등 항만과 관련 주요정책사항을 협의할 인천항발전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고 국제여객터미널 건설, '인천항 비전 21' 계획을 수립하는데 신경을 기울였다.

이밖에 송도앞바다 535만평을 매립, 국제비즈니스센터, 국제금융단지 및 첨단산업을 유치해 공항·항만과 연계된 동북아 국제업무 교류의 중심지로 조성하는 기틀을 닦았다. 특히 2·4공구에 테크노파크 본부동과 시범생산공장 착공을 추진, 명실공히 인천을 세계적인 도시로 이끄는데 기여했다.

1기 지하철의 완벽한 건설과 인천대학의 시립화를 통한 학내문제 해결, 문학월드컵 경기장 건설 등도 민선 1, 2기동안 해결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정운영이 대형사업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시민만족도나 삶의 질은 오히려 타시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구도심에 대한 활성화 계획 등을 마련했지만 체계화하지 못했고, 도시계획 미비로 문학종합운동장과 각종 백화점 등이 들어선 남동구 구월동 일원에 대한 교통난을 야기시키는 등의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또 인구수에 비해 사회복지시설이 크게 열악한 상태이며 타시도에 비해서도 뒤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창업보육센터의 적극적인 사후관리 미비, 환경문제 등에 있어서도 행정과 기업의 역할분담 미비로 환경개선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인현동 화재사건과 같은 재난사고의 대처에 미비했다는 평가와 함께 재난종합관리시스템의 도입과 구축의 필요성을 남겼다.

◆ <인터뷰> 최기선 인천시장

최기선 인천시장이 29일 만 8년6개월동안 지켜왔던 인천시장직에서 물러난다.

관선시장-사퇴-초대 민선시장-2대 민선시장. 그는 지난 93년 YS가 대통령이 되면서 관선시장으로 전격 발탁돼 인천과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인천인들에겐 그의 모습이 생소했지만 YS의 총애를 받는 그에게 기대를 거는 이들도 많았던 게 사실. 막강한 정치력이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였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최장수 시장'이란 기록을 남기며 인천발전사의 큰 획을 그었던 그도 이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청렴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그에게 두가지 사건(경기은행퇴출저지 로비의혹사건, 대우자판 뇌물수수사건)은 그의 정치생명을 끊어놓았다.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이들은 “재물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 최기선시장이었다”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검찰이 그를 구속했을때도 억울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리고 믿지 않으려 했다. 기자와 만난 그는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한마디로 전했다. 건강상태는 좋아보였다. 진행중인 재판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가장 아쉬운게 뭐였냐는 질문에 그는 담배 한 대를 물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뒷골목 시민들의 어려움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언론인들도 지속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생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인천이 지정학적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돼있어 고난과 역정도 많았지만 앞으로는 미래가 확실하다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