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한나라당이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장 선임과 상임위 배정을 놓고 일부 의원들이 당 지도부 불신을 제기하는 등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어 당 운영의 험난함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일부 초선의원들은 의원총회 자리에서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하는 등 '도의원 자질'까지 의심케 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상임위원장 선출건이 상정된 제173회 임시회 2차 본회의가 열린 10일 한나라당은 임시회 개회후 상임위원장 선임 조율을 위해 정회를 요청한 뒤 의원총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초 보사환경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신광식(의정부)의원이 공무원 국외여행 심사위원장으로 추대됐다고 당 지도부가 발표하자 신 의원이 상임위원장 선발기준을 제시하라며 추대된 위원장직을 사양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의원들의 각종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어 초선의원인 고양의 함진규 의원과 광명의 이효선 의원은 건설교통위원회 배정과 관련, 함 의원은 “당초 당 대표가 해당 상임위와 관련된 업종에 일하는 분들은 제외키로 해 놓고 건설업을 하는 정금란 의원을 배정한 원칙이 무엇이냐”고 따졌고 이 의원도 “이도형 의원도 운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건설교통위에 배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함 의원과 이 의원은 모두 지역구(고양 일산, 광명)에 각종 개발과 관련, 산적한 현안해결이 있어 선거과정에서 이를 공약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건설교통위원회에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이 의원은 건설교통위원회에 배정하지 않을 경우 기획위원회에도 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 정홍자(안양)의원도 “지역구에서 선출직으로 당선된 여성 의원이 2명이 있는데 의회운영위원회에 여성 몫을 배려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앞으로 당 운영에서 여성의원들을 배려하는 방안이 있으면 밝혀달라”고 양태흥 대표의원에게 따졌다.

이밖에도 다른 초선의원들도 자신이 지망했던 상임위원회에 배정받지 못하자 상임위 배정에 대한 원칙을 밝히라며 양 대표의원을 몰아세웠고 일부 초선의원들은 의원총회를 마친뒤에도 대표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양 대표의원은 “신 의원은 이력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본 결과 충분히 맡을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선임했고 상임위 배정에서 이도형 의원은 제5대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단 한건의 비리도 없었고 정금란 의원은 여성몫으로 배정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서 2시간여만에 의원총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배정을 놓고 일부 의원들의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여서 앞으로 당 운영에 상당한 파열음이 예고되고 있다.

게다가 의원총회 과정에서 광명의 이효선 의원은 양 대표의원을 겨냥해 “혀를 뽑아 버려야 한다”, 이도형 의원을 겨냥해 “돈이 많으면 얼마나 많아. 비례의원 공천받을 때 2억원을 낸거야, 3억원을 낸거야”라며 도의원으로 자질을 의심케 하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아 동료 의원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당 대표를 의원들 스스로 투표해 선출했고 당 대표에게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선임 권한을 위임했으면 아무리 자신이 피해를 보았더라도 이의만 제기하고 당 결정에 따르는 것이 정당인으로서 도리아니냐”며 “당 대표를 이렇게 흔들어놓으면 앞으로 어떻게 당을 운영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일부 의원의 막말과 관련, 한 의원은 “말이 너무 심하다”며 “도민을 대변해 의회에 진출한 도의원이 상식이하의 막말을 하는 것은 도의회 위상을 스스로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반면 기획위원장을 배려받은 민주당은 기획위원장에 유영록(김포)의원을 내정한 뒤 원구성을 소리없이 마쳐 한나라당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