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8·8' 재보선 하루전인 7일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 아들 병역비리의혹 문제를 놓고 첨예한 공방을 계속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나 제 아내가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불법이나 비리를 저지른 적은 없다”며 “만약 아들의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불법이나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있었다면 대통령 후보 사퇴는 물론 정계를 떠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또 “현 정권이 정권연장을 위해 이회창에 대한 '5대 조작극', 정계개편과 신당창당,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신북풍 등 3가지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이는 부패를 은폐하고 국정실패를 호도, 정치 혐오증을 극대화한 뒤 정계개편과 신당창당을 통해 부패한 정권을 5년 더 연장하겠다는 데서 시작된 것”이라며 검찰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맞서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 부인 한인옥씨가 직접 병역면제 청탁을 위해 1천만원 이상의 돈을 건넸다는 증언이 있다”면서 “김대업씨 이상 증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몇사람 있으며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때가 되면 공개될 수 있다”고 이 후보를 압박했다.

한 대표는 또 “이 후보 친동생인 이회성씨가 의무사령관을 수차례 만났고 측근의원들이 수차례 병역비리은폐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증언이 있다”면서 “이 후보는 검찰수사가 왜곡되고 진상규명이 한없이 지연된다면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한나라 李후보 '兵風' 기자회견

한나라당은 7일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 김대업씨의 수감중 수사참여 문제를 집중 제기하면서 총 공세에 나섰다.

특히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공작과 음모로 정권 연장에 성공한 정상배 집단”, “말도 안되는 일을 말하는 자”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현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불법이나 비리가 있었다면 후보직 사퇴는 물론 정계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기범으로 구속된 피의자를 데려다가 또 다른 피의자를 신문하는 검찰사상 초유의 일이 이 정권하에서 벌어졌다”며 “누구의 지시로 피의자를 데려다 조사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김대업씨가 수사에 참여했다'는 김길부씨의 증언으로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과 당시 노명선 주임검사의 혐의가 명백해진 만큼 즉각 사표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화갑 대표와 동향이자 특정지역 정치 검찰의 선두주자인 박 부장검사를 보호하기 위해 민주당과 한 대표가 압력을 행사하는게 아닌지 주시중”이라면서 “병풍사기극은 천용택의원과 김대업씨, 한 대표와 박 부장검사 두 라인에서 진행중이며 청와대가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김대업 정치공작진상조사단' 이재오 단장은 “박 부장검사는 지난해 4월 6일부터 지난 3월 31일까지 수감중인 김씨를 서울지검 특수1부로 총 149회나 출근시켜서 수사관 행세를 하도록 교사했다”며 박 부장검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단장은 또 “김씨는 87년 48건의 불법병역면제 개입혐의로 군법회의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전과에는 누락되어 있고 99년 8월 기무사 참모장이 청와대에 김씨의 사기행각을 보고하고 구속을 건의했으나 거부당했다”면서 “천용택 의원은 국방장관과 국정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김태정 전 검찰총장과 함께 김씨에 대해 면책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 '兵風 7대의혹' 제기 - 압박공세

민주당은 7일 한화갑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아들 병역비리 및 은폐의혹과 관련, 국정조사와 특검제, 그리고 비리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총력공세를 펼쳤다.

특히 한 대표는 회견에서 “김대업씨 이상의 증언을 해 줄 사람이 몇사람 더 있다”고 말해 이 후보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한 대표는 “이 후보 부인 한인옥씨가 직접 병역면제 청탁을 위해 1천만원 이상의 돈을 건넸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병역비리 은폐대책 7대 의혹'을 제기하고 “7대 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하며 필요할 경우 이를 위해 장외투쟁도 벌이겠다”고 말했다.

또 한 대표는 ●한나라당 소속 법사위원들의 검찰 방문 ●수사 검사 고발 등을 '검찰독립 유린 5대 망동'으로 규정하고 “이 후보와 한나라당이 검찰을 협박하며 국민적 의혹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길부 전 병무청장이 병역은폐 대책회의를 부인한데 대해 한 대표는 “한나라당 공천설까지 있었던 김씨와 이 후보가 짜고 은폐공작을 한 것이 아니냐”며 “시중에는 왜 바보같이 아들을 둘이나 군대에 보내느냐는 말이 유행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대표 회견직후 함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