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4일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씨의 병적기록표상 면제처분 시점이 5급 판정일보다 하루 빠르게 기록된 사실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병적기록표의 조작 가능성을 뒷받침 해주는 것이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반면 한나라당은 병적기록표에 기입된 날짜와 변조여부는 인과관계가 없다면서 김대업씨 자금출처조사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면제 판정날짜와 신검 판정날짜 순서가 뒤바뀐 것 등은 얼마나 서둘러 조작했길래 절차까지 무시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병역비리진상규명 소위 위원장인 천용택 의원은 “면제판정 후 병무청에 기록이 전달되기까지 통상 15일~1개월이 소요되는데 정연씨가 면제판정 하루 전에 제2국민역으로 편입된 것은 기록표가 정상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에서 “병적기록표에는 주민번호가 잘못 기재돼 있고 사진과 철인이 없는 등 '의혹백화점' 수준”이라며 “91년 병역면제 또는 97년 이회창씨가 신한국당 후보가 된 것을 전후해 여러 행정기관이 직원을 통해 위조·변조했을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대변인실은 해명자료를 내고 “병적기록표에 기입된 날짜와 변조여부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면서 “우리 당이 보관중인 무작위 추출 병적기록표를 단시간에 확인한 결과 날짜가 뒤죽박죽인 이런 사례가 20여건 발견됐다”고 반박했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천용택 의원이 국정원장 시절 병력관련 특별조사팀을 운영했다면 이는 정치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이라면서 “김대업이 98년 7월 출소 직후 서울시내 모호텔에서 4개월간 투숙하며 병역수사를 한 만큼 이에 소요된 5천여만원의 자금출처와 병무기록카드 4만여건을 검토한 근거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면서 이 호텔에 대한 현장조사 방침을 밝혔다.

이규택 총무는 “천 전장관이 운영한 새시대전략연구소 사무실에 민주당의 공작을 추진한 사람들과 김대업씨가 수시로 출입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천 의원의 정보위원 보임반대 방침을 밝혔다.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정치검사-김대업이 한통속이 되어 국민과 야당을 대상으로 벌인 국기문란행위는 반드시 단죄돼야 한다”면서 천용택 의원과 박영관 부장검사 및 김대업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