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취임후 인사를 단행하면서 도본청 요직과 산하단체장에 중앙의 인사들을 잇따라 기용, 도출신 공무원과 인사들이 역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전혀 예측밖의 인물로 이같은 '깜짝성' 인사에 실무진이 당황하며 '다음엔 누구냐'는 자조섞인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14일 도 및 도 산하기관에 따르면 손 지사가 도와 산하단체 등 몇몇 요직의 자리에 경기도와 무관한 중앙부처 출신의 인물을 차례로 기용, 상당수 직원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손 지사는 취임직후 여러 소문을 뒤로 하고 건설교통부와 청와대에서 근무한 한현규씨를 정무부지사로 전격 발탁했다. 손 지사는 한 정무부지사 발탁이유로 중앙부처에 오랫동안 재직했고 특히 수도권 문제 전문가여서 도의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한 중앙과의 가교역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직원들은 한 부지사가 행정관료 출신으로 이론적일 뿐 도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야전형'은 아니고 추후 행정부지사로의 기용마저 우려, 경기도의 내부적인 승진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불만을 표출했었다.

이어 공석이던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대표이사에도 행정고시 출신으로 교통부·재무부·국무총리조정실·과기부 등에서 근무했던 한정길씨를 선임, 직원들로부터 '과연 경기도와 지역경제의 특수성을 얼마만큼 소화해낼지 의문'이라는 평을 받았다. 또 지난 13일 인사에서는 도 단위기관 및 시·군의 조직과 인물에 능통해 사실상 조직관리의 총책을 맡아야 할 도본청 자치행정국장에 총무처와 대통령비서실에서 대부분의 공직생활을 한 안양호 광명부시장을 임명, 지나치게 중앙부처 위주의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14일 홍기헌 경기문화재단 사무총장의 급작스런 퇴임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후임은 '또 어떤 인물이냐'는 자조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도의 한 직원은 “인사 실무진들이 깜짝 놀라는 인사는 투명성이 없다는 얘기와도 같다”며 “대기자를 모두 소화했다고는 하지만 또다시 2명의 대기인력이 발생하는 현실에서 대부분 공무원들은 중앙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중앙출신 인물에게 자리를 내줄 만큼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있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 손학규지사 경기도 산하단체장 인사 잡음

손학규 도지사의 색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취임 1개월을 넘긴 손 지사는 이달 들어 측근을 챙기기 위해 전임 임창열 지사가 임명했던 산하단체장에 대한 메스를 가하며 '자기사람' 심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김영삼(YS) 전대통령의 '깜짝쇼' 스타일의 인사방식도 도마위에 올랐다.

먼저 경기개발연구원장에 이어 경기문화재단 사무총장 자리의 주인공이 바뀌고 있다. 공석중이던 중소기업지원센터 대표이사를 포함할 경우 벌써 3번째의 '손학규 사단' 점령군이 주둔하게 된다.

손학규 사단으로 불리는 점령군 입성의 첫번째 희생양은 경기문화재단 홍기헌 사무총장이다. 홍 총장은 13일 저녁 사의요청을 받고 다음날인 14일 오전 미련없이 사표를 던지고 곧바로 이임식을 가졌다.

홍 총장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한현규 정무부지사와 한석규 도문화관광국장이 이임식을 조금만 늦춰달라는 간청에도 불구하고 강행, 이들은 이임식이 끝난후 도착했다.

앞서 손 지사는 후보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이철규 전인천시정무부시장을 경기개발연구원장에 내정했다. 임경호 원장은 임 전지사와의 인연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떠났다. 신임 이철규 원장은 손 지사 사단의 첫번째 입성이다. 이후 문화재단 사무총장 자리가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경기지방공사를 비롯 신용보증재단, 경기평택항만공사, 체육회, 관광공사, 생체협, 도자기 엑스포조직위, 월드컵추진위등 도산하 단체장은 물론 임원이하 간부진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취임이후 자기 색채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손 지사가 본격적으로 자기사람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일부 산하단체장과 임원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며 향후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부 산하단체 임원들은 “손지사가 산하단체를 장악하기 위한 신호탄을 울릴 것”이라며 “손 지사의 숨은 뜻을 읽어야 할 시점”이라고 해석했다.

손 지사 측근들도 산하단체의 입성을 준비중이어서 기존 산하단체장과 임원들간에 조직장악과 수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도 예상되고 있다.

손학규 사단이 노리는 산하단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중립을 지키지 않고 상대 후보진영에 깊숙이 개입한 경우가 우선 순위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관련 손 지사 측근은 “일부 산하단체장은 지난 선거에서 상대후보측에 줄을 대거나 선거운동을 도운 사례가 확보됐다”면서 “이들이 우선 순위가 아니냐”고 밝혀 전방위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