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환 총리 지명자에 대한 26일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 태도가 '한나라당-때리기, 민주당-감싸기'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 가운데 28일 이뤄질 임명동의안 통과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청와대가 장 지명자 인준안이 부결될 경우 국가신인도가 떨어지고 국정혼란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정말로 잘못된 얘기”라며 “청와대 스스로가 이런 인물을 임명한 것부터 잘못”이라고 말해 듣기에 따라서는 인준부결 사태를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화갑 대표, 정균환 원내총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내 대책회의를 열어 “28일 인준안 처리에 앞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인준 여부를 당론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김재두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한나라당 청문위원들은 장 지명자의 부동산 투기, 학위취득 의혹, 매일경제신문 경영태도 등을 문제삼아 공격적으로 나온 반면, 민주당 위원들은 주로 의혹해명 기회를 제공하거나 옹호하는 취지의 질의를 벌였다.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은 “연고가 없는 전국 곳곳 재개발 예정지 부근에 땅을 갖고 있고, 증여세 탈루가 의심되는 부동산 취득과정을 보면서 후보자의 도덕불감증이 심각한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몰아붙였다.

안택수 의원은 “매경 기자들을 광고·업무국 사원으로 1인3역을 시켜 기자사회에 암적인 존재로 지탄대상”이라며 “자기목적 달성을 위해 광고·업무에 성의있게 참여하지 않는 기자들은 도태시키거나 인사 불이익을 줘서 한직으로 내보낸다는 얘기가 있다. 퇴직 부장급 기자 6명으로부터 들었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장 지명자는 “저는 한번도 기자들을 학대한 적이 없으며 그런 모함은 동의할 수 없다”면서 “그분들을 대질시켜 달라. 그분들이 왜 그런지 잘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햇볕정책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무엇이냐”(전갑길 의원), “건강보험이 엄청난 적자다. 해소대책은 무엇이냐”(최영희 의원) 등 정책분야 질의에 초점을 맞췄다.

또 이종걸(안양 만안) 의원은 “매경을 거의 메이저 신문 버금갈 정도로 큰 회사로 만들어놨는데 어떻게 매경주식은 하나도 안 갖고 있느냐”고 물었고, 장 지명자는 “제가 지분에 대해 큰 욕심을 내지 않았고, 장인한테 기업을 잘 경영하라는 책무를 상속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설훈 의원은 “분명히 고려대 다니는데 너 고려대 다닌적 없다고 주장하면 할말이 없는 것”이라면서 “분통이 터질 경우도 있을 것이지만 인사청문회 정착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고, 장 지명자는 “아직도 의원님들을 존경하고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