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의 서러움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임창열 전 경기지사 측근)
“이제 시장님은 화투에서의 '꽃놀이 패'를 든 격이다.”(심재덕 전 수원시장 측근)
9일 서울고등법원 403호 법정에서는 재판부에 의해 불과 10여분의 차이를 두고 유죄와 무죄로 엇갈린 임 전 지사와 심 전 시장의 명암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들이 토해져 나왔다.
이날 재판은 두 사람이 도지사와 수원시장으로서 같은 재임기간 동안 여러 차례 자존심을 건 '감정싸움'도 벌여온 터인데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중앙 정치권으로부터 이미 상당한 수준의 '러브 콜'을 받고 있던 상태여서 그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려왔다.
임 전지사는 전·현직 도내 단체장을 비롯 도의원·시의원 등 이른바 '경사모(경기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식지 않는 지지를 받고 있어 경기도 '표심'을 얻고자 하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측은 물론 무소속 정몽준 의원측 등 대선 주자 및 예비주자들로부터 회동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월26일 모 후보와 서울의 한 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협상을 벌인 뒤 9월11일 전·현직 단체장들과의 골프회동 등 측근 인사들과의 잇따른 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진로를 모색해온 한편 '몸집 불리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임 전 지사의 한 측근은 “모 대선 후보와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진 상태이며 다만 (임 전지사에 대한)여론을 감안, '그림자' 역할을 하기로 했었다”며 이날 고법에서의 무죄를 전제로 정치적 행보를 보일 계획이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고법의 유죄판결로 이같은 '정치적 재기' 일정에 급제동이 걸리게 됐으며 향후 정치적 자산도 상당부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1심서 5년을 선고받고 2심에서도 12년을 구형받은 상태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심 전 시장은 당장 여러 가지 '카드'를 한 손에 쥐게 됐다.
우선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낙선의 가장 큰 패인인 '범법자' 혐의에서 벗어나 자해소동을 벌일 정도로 심 전시장이 소중하다고 여긴 '명예'를 회복하게 된 것이다.
또 이날 그의 무죄판결에 따라 정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초대와 2대 수원시장으로 선출된 그의 '상징성'이 중앙정치권에서 '입맛'을 당기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관측이다.
이는 심 전시장이 비록 전국 232개의 기초단체 중 하나인 수원시장에 불과하지만 수원이 경기도의 수부도시로서 갖는 위상으로 볼때 현직 당시의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풀이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임창열씨 유죄-심재덕씨 무죄 '명암'
입력 2002-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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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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