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취업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진 것이다. 현장실습을 나갔던 학생들도 대부분 실질적인 취업으로 연결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10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중구 신생동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교무실. 남동공단내 화공약품 회사에 다니는 올 졸업예정자 金모양(19·올)이 취업담당교사인 李영석교사(34)와 상담을 하고 있다.
金양은 월급이 너무 적은 데다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직원수가 줄면서 업무부담이 가중,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李교사의 설득으로 金양은 당분간 회사를 계속 다니기로 했지만 찜찜한 기분으로 교문을 나섰다.
요즘 대부분의 실업계 고등학생들은 金양과 비슷한 처지다.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지만, 취업을 해도 일은 많은 반면 월급수준은 갈수록 떨어지는 등 취업환경이 열악해 지고 있는 실정.
인천지역 실업계 고등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97학년도 기준으로 남자공고 졸업생들이 받았던 임금은 하루 평균 1만6천~1만7천원이었으나 요즘엔 1만3천~1만4천원대로 떨어졌다.
또 여상 학생들의 월급은 65만원에서 50만원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 학생들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재취업」을 위해 학교로 찾아가 상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전자공고 취업담당 유무승교사(49)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나가지만 회사여건이 좋지 않아 그만두기 일쑤』라며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무조건 취업을 하라고 권유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실업계고 교사들은 올 취업율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엔 실업계고 졸업생 1만4천2백48명중 8천6백8명으로 60.4%의 취업율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졸업생 1만3천9백52명중 기껏해야 55% 가량만 취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백%의 취업율을 보였던 경인여상과 인천여상의 경우 올해는 85% 정도로 잡고 있으며 계산공고는 60%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업고 학생들의 취업기회 확대를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대변화에 맞춰 취업교육을 다변화하는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張學鎭기자·jin@kyeongin.com>張學鎭기자·jin@kyeongin.com>
실업계 고교 취업 비상
입력 1999-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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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2-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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