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 협박범죄 기승
입력 1999-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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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약점을 이용, 돈을 뜯어내려는 협박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롯데그룹 회장 부친의 시신도굴 사건에서 보듯, 경제난이 장기화하면서 쉽게 돈을 벌려는 이들의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지역 일부 경찰서엔 요즘 주부들의 불륜현장을 쫓아 다니며 협박해 금품을 요구한다는 피해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범인들은 여관을 드나드는 자동차 번호판을 통해 주소지를 파악한 뒤 바람을 피우는 30대 주부 등을 상대로 많게는 수천만원의 무마비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부평경찰서는 지난 5일 친구 李모씨가 유부녀 金모씨(46)와 불륜 관계인 사실을 알고 이를 폭로하겠다며 5천만원을 요구한 李모씨(49·서울시 구로구)를 공갈혐의로 구속했다. 건축공사를 하는 李씨는 최근 건축경기가 바닥을 보이며 운영난을 겪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또 카드빚에 쪼들리던 여관 종업원 李모씨(24·부평구 갈산동)는 얼마전 유부남과 함께 자기가 일하던 여관에 투숙한 주부 崔모씨(32·계양구 작전 2동)의 불륜사실을 가족들에게 폭로하겠다며 5백만원을 요구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李모주부(38·계양구 효성동)는 최근 사채업자들에게 2백50만원을 빌렸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때문에 전재산을 날리고 원금을 갚으라는 협박에 시달리다 못해 경찰에 신고했다. 李씨는 급전을 요구하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사채업자들에게 원금 2백50만원중 선이자 75만원을 뗀 뒤 돈을 빌렸다.
李씨는 그러나 10일당 20%씩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고리대금 업자 張모씨(37)에게 결국 싯가 2천5백만원짜리 승용차와 부동산 등을 가압류당했다.
이에대해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제난을 틈타 남의 약점을 이용, 돈을 갈취하려는 범죄가 늘고 있다』며 『한번 걸리면 자신은 물론 온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