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개점한 부평구 부평 1동 70 롯데백화점 부평점 횡포에 대해 인근 주민들의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롯데백화점이 지난 4월 23일 동아건설 소유 시티백화점을 인수, 개점준비작업을 벌이면서 부터 환경문제와 교통정체 등으로 인해 갖가지 불편을 겪고 있다며 롯데측을 비난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영리만 앞세운 채 지역정서를 무시하는 롯데측 행태에 반감을 드러내며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태.

주민들의 불만은 여러가지다. 우선 롯데측이 사업성을 내세워 시티백화점 당시 지하 2층에 있던 실내수영장을 없애고 식당으로 개조하자 주민들의 감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 실내수영장을 이용하던 주민 1천5백여명은 『가뜩이나 지역에 체육시설 등이 부족한 터에 수영장을 없애는 것은 지역정서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지만 소용없었다. 주민들이 『이기적인 롯데백화점 행태에 불매운동으로 맞설 것』이라며 롯데측을 몰아부쳤지만 롯데는 결국 실내수영장을 없애 버렸다.

그런가 하면 롯데는 당초 9월초 개점하려던 일정을 앞당겨 지난 8월 27일 개점키로 하고 밤샘공사를 벌이는 등 일정을 무리하게 맞추면서 소음과 분진을 유발,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수영장 폐쇄로 롯데측에 가뜩이나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주민들은 분진과 소음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자 급기야 집단행동으로 맞섰다. 지난달 25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인근 동아아파트 주민 1백여명이 소음피해를 보상하라며 백화점 공사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것. 다급해진 롯데측은 이날 주민들에게 7만원짜리 상품권을 나눠주며 문제를 무마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계속됐다. 이어 다른 아파트 주민들도 나서 분진 및 소음 피해를 주장하며 연이틀 농성을 벌였고, 인근 부원중학교측도 역시 수업에 지장이 많다는 이유로 롯데측에 거세게 항의를 했다.

이 뿐만 아니다. 주민들은 개점 이후 롯데백화점을 찾는 차량들이 주차공간 부족으로 동아아파트 단지내에 마구 들어오고 있다며 차량통행을 전면 봉쇄했다. 개점 당일엔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동아아파트 정문앞 도로는 물론 주변도로가 꽉 막혀 버렸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주말인 데도 아파트에 갇혀 꼼짝 못하는 등 고통을 당해야 했다.

주민 李범호씨(42)는 『롯데가 주민들을 무시한 채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장사를 하러 지역에 왔으면 우선 주민들을 생각하고 지역정서를 돌아봐야 하는 데도 롯데측은 오히려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평구청도 롯데측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구는 영업이익만 따지는 대기업의 행태가 주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지자 롯데측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구는 지난달 28일 비산먼지 신고를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며 경찰에 롯데백화점 부평점 대표이사를 고발했다. 또 구는 롯데 영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복개주차장에 대해서도 절대로 양도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이러한 불협화음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롯데백화점은 개점 이후 많은 시민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면서 상당한 영업이익을 내는 등 비교적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롯데는 올 매출목표만 1천8백억원으로 잡는 등 인천유통업계에서 선두자리에 서겠다는 계획. 롯데가 팽배해 있는 지역 주민들의 반감을 어떻게 해소해 나갈 지 주목된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