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지 않는 공직사회」.

구조조정 등으로 「평생직장」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핑계를 대며 보신주의를 비롯 경직된 행정관행, 행정편의주의 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공무원들은 주식거래 등에 눈을 돌리면서 본연의 업무에서 일탈하고 있기도 하다.

정부가 끊임없이 외치는 「개혁기치」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공직사회는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 A구청에선 최근 점심시간은 물론 근무시간에도 통장을 들고 청사를 빠져나가는 공무원들이 종종 눈에 띤다. 이들은 근무시간에 인터넷 등을 통해 주식동향을 파악하거나 주식거래를 위해 자리를 이탈하는 등 업무와 무관한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각 경찰서에선 인터넷을 통해 업무와 상관없는 사이트를 검색하는 경찰관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행정규제를 완화한다는 정부 방침에도 불구 행정편의주의적인 관행도 슬그머니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인천 서구청에 폐기물중간처리업 영업허가 신고를 낸 S사는 사업허가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시료채취를 해오라는 구청측의 요구를 받고 『구청측이 행정규제 완화 방침을 무시,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시와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A주택은 최근 『인천시가 일방적으로 검단지역에 신축한 아파트의 감보율을 터무니 없이 확대하는 바람에 피해를 입고 있다』며 『시가 행정편의주의에 따라 민원인이 예측할 수 없는 행정관행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민들이 제기한 민원처리가 지연되는 일도 수두룩하다.

동구의 경우, 송림동 재래시장연합회 상인들이 지난 3월부터 「주차장유도구역」을 정비해 달라며 나름대로 해결방안까지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조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상인들은 최근 『구청을 믿을 수 없다』며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내기 위해 서명을 받고 있는 상태.

이와함께 최근 문을 연 부평구 부평 1동 롯데백화점 일대에선 평일 저녁시간이나 주말이면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주변 교통이 마비될 지경이지만 구청과 경찰측이 대책을 세우지 않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 구청 직원은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등으로 공직사회가 예전에 비해 침체된 계 사실』이라며 『연금수혜대상에 포함될 때까지만 근무하고 공직을 떠나려는 공무원이 늘고 있는 것도 공직사회가 활기를 찾지 못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社會部·h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