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동체운동-3,지역여성노조

「승진 및 임금차별, 해고 1순위, 성희롱, 근로기준법의 홀대, 출산·육아의 고통….」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아직도 여성을 동등한 성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차디찬 시선은 뿌리깊은 우리사회의 병폐. 그리고 「더불어 사는 평등한 삶」으로 가는 걸림돌이기도 하다.

오는 11일 인천대에서 정식으로 닻을 올릴 「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지부장·羅지현·39 이하 여성노조)는 이러한 불평등한 구조를 깨고 여성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려는 조직중 하나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지난달 29일 발족한 전국여성노동조합의 전국 7개 지부중의 한 곳인 여성노조는 『지역과 업종, 직종을 뛰어 넘어 일하는 여성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고 밝힌다.

노조가 없는 4인이하 영세사업장 여성노동자와 파견직, 계약직, 비정규직, 파트타이머 등도 가입대상. 『여성이라는 이유로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은 누구나 몸담을 수 있다』는 게 지부 牟允淑사무장(29)의 설명이다.

『파견직이나 계약직 등도 엄연히 노동자인데 노조에 가입할 수 없어요. 노조가 있다 해도 여성들만의 권익을 보호하는 덴 미약하구요. 특히 구조조정한파가 몰아치면서 많은 여성들이 억울한 희생양으로 몰렸습니다. 이제 여성들의 문제를 타인의 손에 의지할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해결할 때라고 판단해요.』

여성노조가 펼칠 사업은 알차고 의욕적이다. 일차적인 것은 여성의 고용안정과 권리확보작업. 취업의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여성노동자를 돕고, 10월부터 「근로기준법의 볼모지」인 비정규직과 4인이하 사업장의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준수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퇴직금과 임금, 휴일 근로시간, 법정근로시간을 제대로 알리고 제 몫을 찾게 해 주자는 것이다.

둘째는 여성노동자의 실태조사로 일단 학습지교사와 골프장의 경기보조원(일명 캐디)의 노동여건을 살피기로 했다. 牟사무장은 『이들에 대한 사업주의 노동통제가 심하고, 근무여건이 열악한 데도 법적 보호는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여성노조는 조합원을 위한 풍물반과 사진반운영 등의 문화사업, 미혼여성 들을 위한 「알기쉬운 노동법교실」을 통해 여성이 자신의 지위에 걸맞게 살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현재 여성노조의 조합원은 1백40여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노조는 조합원 확대 및 홍보 사업을 최대 과제로 꼽는다. 또 인천지역이 「베드타운화」하면서 여성노동자들을 포용하기 위한 조건도 많이 변화한 상태여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羅지부장은 『조합원가입 이후에도 조직관리가 가장 큰 애로점』이라며 『이들이 원하는 것을 채워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노조는 월 1회 「조합원 만남의 날」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잇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할 게획이다.

여성노조는 남구 도화 3동 52의 20 인천여성노동자회 사무실 2층에 작은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여성의 권리찾기를 통해 남성과의 동등한 공동체를 형성하려는 그들의 꿈과 희망, 패기는 아주 커 보인다. 문의:(032)868_2060./李旻鍾기자·minj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