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의 전자우편을 통한 음란물 판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음란물 판매 전자우편이 통신회원에게 무작위로 날아드는 등 청소년들에게도 무방비 상태로 개방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그러나 PC통신업체나 관계기관은 개별적으로 주고 받는 데다 사생활침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며 팔짱을 끼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컴퓨터 통신 이용자들에 따르면 음란물 판매업자들은 전자우편 제목을 음란물을 연상케 하는 내용이 아니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나 학습교재 안내 등으로 위장하고 있다.

회사원 張모씨(37·인천시 남동구 구월동)는 얼마전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란 제목의 전자우편을 받았다. 그는 『처음엔 통신회사의 사은품행사로 알고 읽어봤더니 음란물을 구입하라는 내용이었다』며 『이젠 통신을 할 때마다 1~2건씩 날아드는 이런 전자우편 때문에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PC통신을 통해 음란물을 판매하는 방법은 이렇다. 음란물 판매업자의 은행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며칠 뒤 장소를 정해 직접 전달하거나 먼 지역의 경우 소포로 보내준다. 일부 업자들은 물건을 먼저 보내주고 돈을 나중에 받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컴퓨터 판매업자인 張모씨(32·인천시 남구 용현 5동)는 『며칠전 PC통신을 통해 음란 CD를 구입했는 데, 일반 잡지에 실린 수영복 차림의 여성들 사진이었다』며 『판매업자가 누군 지 확인할 수 없어 돈을 되돌려 받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이처럼 통신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뒤 돈만 받고 「별볼일 없는」 물건을 보내주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교사 韓모씨(51·남구 도화동)은 『대학입시를 앞둔 아들이 밤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 공부를 하는 줄 알았더니 음란CD를 보고 있었다』며 『용돈으로 PC통신을 통해 음란CD를 구입한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자우편은 대부분 개인적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며 『청소년들이 PC통신을 이용할 경우 부모들이 잘 감시하면서 음란물 판매 내용을 보면 즉시 신고를 바란다』고 말했다./徐晋豪기자·prov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