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의 단속강화에도 불구, 필로폰 사범 등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마약에 중독된 뒤 어두운 뒷골목을 헤매고 있다.

金모씨(47) 아버지는 육사 출신. 재산도 남부럽지 않은 가정이었다. 그러나 자녀들이 마약에 손을 대면서 단란했던 가정은 풍비박산났다. 대마, 필로폰에 손을 댔던 전력이 있는 金씨는 지난 5월 8일 인천시 남구 학익동 모아파트 근처에서 또 다시 대마초를 피우다 적발, 구속됐다. 金씨의 동생도 같은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유흥업소에서 마담생활을 하는 金씨의 처 李씨도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수배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일가족이 마약때문에 패가망신한 대표적 사례다.

올들어 8월 말 현재까지 검·경이 적발한 마약류 사범은 모두 2백53명. 이가운데 1백35명이 구속기소됐다. 필로폰 사범이 2백10명, 대마사범 29명, 마약사범 14명. 필로폰 사범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0%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외국산 필로폰이 밀반입, 유통되고 있는 데다 필로폰 암거래 가격이 최근들어 크게 떨어지면서 필로폰 사범이 늘고 있다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IMF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자포자기로 마약에 손을 대는 사례가 늘어나 필로폰 사범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직업이 없거나 유흥업소 종사원들이 주로 손을 댄 필로폰은 이제 고교교사, 언론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는 물론이고 조직폭력배, 공익근무요원, 가정주부, 택시기사까지 사회구성원 전체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엔 「살빼는 약」, 「술 안 취하는 약」 등으로 필로폰 등 마약이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검찰은 마약퇴치운동 인천지부와 협조, 마약 부작용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검찰은 특히 인천은 환각성 의약품 투약자들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등 심각한 양상을 보임에 따라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병·의원에서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직원들이 환각성 의약품을 유출하는 가 하면 환각성 의약품 공급책들이 원료를 수입, 직접 제조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 등 타지역은 밀수, 밀매가 성행하고 있지만 인천은 경제적 어려움, 검·경의 집중단속 등으로 단순 투약자들이 주로 활개를 치고 있는 추세다. 아직까지 인천에서 필로폰 밀·제조 등의 공급책은 적발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그러나 중국, 홍콩 등지에서 필로폰 원료 및 완제품이 대규모 밀반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張哲淳기자·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