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군에서 주민여론수렴과 정보제공 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근거도 없는 공무원비난 등 악용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접속해 보았던 청소년들이 공무원을 비난하는 글을 읽은 뒤 이를 따라서 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7일 각 구·군에 따르면 정보화시대를 맞아 컴퓨터 사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인터넷에 「구청장에게 바란다」, 「자유게시판」등의 홈페이지를 개설해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일부 몰지각한 이용자들이 구의 인·허가 또는 민원에 불만을 품고 공무원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등 사실과 다른 글을 올리고 있어 공무원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 이용자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린다는 사실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을 비난하는 글이 홈페이지에 오르면 관련 공무원은 청장과 고위간부 등에게 불려가 진위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기 일쑤다. 익명으로 띄운 비판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곱게 보지 않는다는 게 말단 공무원들의 하소연.

게다가 구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까지 덩달아 욕설과 함께 공무원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있어 홈페이지 이용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남동구청의 경우 얼마전 한 청소년이 『미성년자들이 술 먹을 곳이 없다. 술 먹을 곳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나는 폭주족』이라고 밝힌 10대는 『오토바이 1백대가 한꺼번에 다닐 수 있게 도로를 넓혀달라』는 등 황당한 글들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일부 구에선 실명으로 올린 글만 사이트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동구 관계자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지역 주민들의 참소리를 듣는 창구로 활용되면서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그러나 몰지각한 이용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社會部·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