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원조교제가 갈수록 대담해 지면서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그동안 폰팅이나 「080음성사서함」 등을 이용, 은밀하게 교제하던 행태를 넘어 요즘은 직접 남자들을 찾아다니며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개인택시운전기사 金모씨(41)는 얼마전 손님으로 태운 10대 여학생 2명에게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말을 들었다. 주안 시민회관 앞에서 여고생으로 보이는 2명을 태우고 간석동으로 가는 데, 갑자기 원조교제 얘기를 꺼내더니 돈을 주면 원조교제할 친구를 소개해주겠다며 휴대폰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는 것.

설마했던 金씨는 며칠 뒤 여학생들이 가르쳐 준 대로 전화를 걸어 약속장소를 정하고 친구와 함께 주안도서관 근처로 나갔다. 그런데 여학생들은 벌써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소개비 10만원과 원조교제비 15만원을 요구해 거절하고 돌려보냈습니다. 처음엔 호기심에 원조교제를 한번 해볼 까 생각도 해봤지만 너무 어린 학생들을 보니 마음이 달라졌어요.』 金씨는 『여학생들을 타이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전화번호를 바꿔 연락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朴모씨(34)도 며칠 전 부평역 근처에서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나오다 10대 여학생 3명에게 원조교제 제의를 받았다. 朴씨는 『여학생들이 다가와 괜찮은 친구들이 있는데 10만원씩 주면 밤새 놀아준다』는 얘기를 듣고 이들에게 5만원을 주고 다른 여학생 2명을 만났다.

그는 시내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놀다가 차비 6만원을 주고 헤어졌다. 朴씨는 이날 만난 여학생들한테 『많은 여학생들이 5~6명씩 모임을 만들어 남자들에게 돈을 받고 친구를 소개해 준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학생들이 주로 택시운전기사나 취객들을 상대로 원조교제를 하고 있다고 얘기를 해 놀랐다』고 말했다.

청소년단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퇴폐적인 성문화가 확산되는 데엔 무엇보다 어린 여학생들을 찾는 성인 남자들의 책임이 크다』며 『학교 등 교육당국 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에서 건전한 성 가치관을 정립하려는 노력이 아쉽기만 하다』고 지적했다./徐晋豪기자·prov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