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인현동 호프집 참사사고를 계기로 청소년보호 및 선도를 목적으로 한 각종 단체들의 활동방향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지역내 청소년 보호단체들이 곳곳에서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학생들이 대규모 참사를 당하기 까지 이들이 벌인 청소년보호 활동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각급 기관들은 사회문제가 대두될 때만 이들 단체와 지역인사를 「들러리」로 내세워 전시행정, 과시행정을 펴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각종 청소년보호 및 선도 단체들의 문제점을 집중 점검했다.<편집자 註>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선도하자는 취지로 검찰이 주도하고 있는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은 설립 초기와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지난 97년 9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깨끗한 풍토의 면학분위기 속에서 밝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범죄와 유해환경으로 부터 이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이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검찰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참여,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검찰은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의 필요성을 제기한 金泰政 前법무부장관이 「검찰 파업유도 파문」으로 물러나면서 이 운동이 퇴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현동 화재참사를 계기로 청소년 선도 및 보호에 대한 개념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기에다 호프집, 노래방, 소주방 등 유해업소를 출입하는 학생층이 이젠 불량 청소년들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청소년 지도방법에 대한 방향전환과 함께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즉,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운동」의 추진 목표처럼 밝고 맑고 곧은 청소년 육성과 학교주변 유해환경 정화, 명량한 면학분위기 조성, 도덕성 회복, 학교폭력 척결 등도 좋지만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는 공간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단속위주로 이뤄졌던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의 운영방향을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유력인사들을 대거 구성원에 포함하고 있어 실제 청소년 보호 및 선도활동보다는 「얼굴 내비치기식」의 회의만 계속되고 있는 문제도 고쳐야 할 대목이다.

▲청소년 지킴이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한 「청소년 지킴이」의 활동도 거의 없는 상태다. 지난 97년 발족한 청소년 지킴이는 검찰과 각 구를 중심으로 학교주변 문구점, 서점, 약국, 슈퍼 등의 업주를 지킴이로 위촉한 뒤 청소년 보호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남구 3백70명, 연수구 90명 등 각 기초자치단체별로 구성된 이들 지킴이에 대해 구에선 1년에 몇번 안되는 형식적인 간담회를 통해 이들의 활동사항을 파악하고 애로사항을 듣는 게 전부. 실제로 청소년 보호활동을 벌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학교폭력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97년을 전후해 이같은 청소년 보호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효과적인 운영방안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를 결성한 게 무용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남구의 경우 지난해 관내에 검찰청이 소재하고 있다며 지역내 교회에서 모두 25차례의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행사를 가졌으나 참석인원은 구청장, 구의회 의장, 담당검사와 자리를 메우기 위한 공공근로요원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시민들은 이에 대해 『청소년을 보호하자는 미명아래 추진되고 있는 이런 활동이 지역인사들의 얼굴을 알리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청소년선도위원회
현재 각 경찰서별로 구성된 청소년선도위원회는 지난 65년 사단법인 한국선도협의회로 창설된 뒤 81년 청소년지도육성회로 전환한 데 이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찰서별 20~30명으로 구성된 청소년선도위원은 투철한 사명감을 지닌 지역인사중에서 철저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는 게 경찰관계자의 말이다. 따라서 유해업소 등 민원대상 업주들은 위원자격요건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단체는 1년에 서너차례에 걸쳐 불우청소년 장학금 전달 및 청소년 지도계몽 캠페인을 벌이고 있을 뿐 실제 현장 청소년선도활동을 벌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단지 유해업소를 돌며 안내문을 돌리는 게 주요활동중 하나. 실제로 청소년 선도를 위해 필요한 상담활동이나 유해업소점검 등 현장활동을 벌인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선도위원회 위원들은 털어 놓는다.

▲문제점 및 개선방향
청소년 보호 및 선도단체들이 실질적인 활동없이 간판만 내건 형식적인 단체에 머무르면서 청소년들은 유해환경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물론 경찰과 소방, 시·구청 등 각급 기관의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