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인현동 화재사고와 관련해 韓相國 부구청장(53)을 비롯 중구청 고위간부들이 사직을 하려는 배경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경찰의 소환조사를 전후해 나돌았던 李世英구청장(54)의 사퇴설은 쑥 들어간 채 갑자기 구간부들의 「집단사표」 문제가 돌출하자 갖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간부 2~3명이 사직하는 선에서 여론을 무마하려다 화재관련 부서 간부들이 사표를 내지 않는 바람에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지난 13일 오후 구간부들은 모임을 갖고 일괄사표를 제출키로 했다. 이에 따라 7명의 고위간부중 3명의 간부들이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4명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 韓부구청장에게 사직을 권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직원들의 얘기.

결국 韓부구청장은 15일 오후 3시께 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현동 화재사고에 따른 조치사항 보고회」가 끝날 무렵 갑자기 일어나 『화재사건의 행정적 책임을 지고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韓부구청장의 「돌발선언」으로 상황이 바뀌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던 간부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화재사고 관련 부서 간부들도 『직위해제를 요구한 적은 있어도 사직서를 제출할 생각은 없었다. 韓부구청장을 직위해제하지 않고 사표를 받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모든 구청직원들이 책임을 져야할 사안인 데도 간부 몇명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게 아니냐』며 『차라리 공무원을 그만두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아울러 韓부구청장 발언에 대한 李구청장의 태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李구청장은 韓부구청장 사퇴발언후 오후 4시께 『구청장이 경찰의 수사를 두차례나 받은 것에 대해 간부들이 도의적 책임감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 일부 간부들은 계속 사직을 고집하고 있어 고민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李구청장은 30여분 지나 『의회가 간부들에게 책임문제을 따진 것과 관련해 韓부구청장이 사직의사를 밝힌 것 같다. 간부들이 알아서 할 일을 구청장이 왜 간섭하겠는 가? 사직서를 제출한 간부들이 누군지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사고발생 이후 간부들 사이에서 모두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왔을 뿐』이라며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는 상황에서 韓부구청장이 갑자기 사직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徐晋豪기자·prov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