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의를 도용한 10대들의 핸드폰 사용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본보 11월 30일자 19면 보도) 이동통신사들이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 청소년의 정서를 좀먹는 상혼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2일 이동통신업계와 청소년단체에 따르면 PCS업체인 H사는 만 20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1개월에 1만8천원만 내면 된다는 핸드폰을 선보이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제품은 「핸드폰 제품 때문에 아직도 엄마를 조르니?」라고 유혹하며 12월 한달동안 여러가지 부가서비스와 사은품을 내걸었다. 이에 앞서 S통신사는 자녀들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청소년 전용휴대폰을 내놓은 바 있다.

청소년단체들은 이에 대해 『10대들의 핸드폰이 사치성 물품인 데다, 소비를 조장할 우려가 높은 데도 이동통신사들이 영리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핸드폰 사용료도 부모가 내는 경우가 많고, 학교에서도 휴대를 금지하고 있는 것을 볼때 교육적으로도 유해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인천시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이 인천지역 중·고교생 1백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핸드폰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23%가 「이성친구를 사귀기에 편리하다」, 21%는 「비밀을 말하기 좋다」고 답했다. 또 가입시 부모 동의를 받아야 가능한데도 25%가량은 부모 모르게 서류를 준비했으며, 이중 52%는 선배가 대신해준 전화확인만으로 가입해 동의절차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이때문에 청소년단체는 청소년 휴대폰을 유해물품으로 지정해 줄 것을 바라는 청원서를 국무총리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감시단 윤환구간사(26)는 『10대들의 핸드폰은 부모와의 대화를 단절시키고, 폐쇄성을 키워 탈선의 우려도 낳는다』며 『이동통신사들이 감성에 치중하는 10대들에 대한 판매행위를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李旻鍾·徐晋豪기자·minj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