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앞두고 대단위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절도범들은 경찰의 취약한 방범망과 아파트관리 인력절감으로 허술해진 경비망을 뚫고, 대낮에도 버젓이 금품을 털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2일 오후 6시 40분께 남구 용현 5동 H아파트 102동 崔모씨(50·중기업)집에 도둑이 들어 카메라와 귀금속 등 4백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崔씨에 따르면 집을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출입문이 부서진 채 장롱안에 있던 패물이 몽땅 사라졌다. 이날 崔씨 옆동에 사는 金모씨(34·야구감독)집에도 도둑이 침입, 1백20만원 상당의 금품을 털어갔다. 이 아파트 일대에선 최근에만 4곳의 아파트서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용현 5동 주민 張모씨(32·회사원)는 『동네가 주택가인 데다, 밤이면 전반적으로 어두운 탓인지 유난히 도둑들이 들끓는다』며 『경찰이 순찰은 돌지만 아파트단지 주차장이나 둘러보고 가는 등 형식적이어서 도둑을 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 서구 마전동 Y아파트에는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절도범들이 4곳을 한꺼번에 털어갔다. 이들은 李모씨(34·회사원)집 현관자물쇠를 부수고 다이아반지와 시계, 루비셋트 등 패물 7백15만원을 훔치는 등 李모(24), 李모(37), 鄭모(31)씨 집 등서 모두 1천7백87만원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도둑들이 이처럼 활개를 치는 것은 현관출입문이 구조적으로 허술한 데다, 아파트특성상 이웃주민에게 무관심해 출입에 별다른 장애를 받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출입시 보조키만 잠그는데 이 키는 드라이버에 팬치를 고정시켜 연결고리를 부수면 몇초내에 열 수 있을 정도로 약해 절도범들에게는 기본에 속할 정도』라고 말했다.

게다가 아파트의 효율적 관리를 이유로 경비원감축 등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인천지역 주요 대단위 아파트단지별로 경비인력을 5∼6명씩 줄였다는 게 아파트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H아파트 노조지부관계자는 『인건비삭감후 도둑맞으면 전부 화살은 경비원이나 관리사무소에 돌리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복도식아파트와 1층은 기본적으로 철제쇠창살을 설치하고, 문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李旻鍾·徐晋豪기자·minj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