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추세에도 불구, 고학력 실업사태가 여전하다. 취업불안감 때문에 '눈높이'를 낮추는 하향지원이 계속되는가 하면, 정부지원 인턴사원에도 발길이 몰리고 있다.

인천 I대 공대를 졸업한 南모씨(28)는 지난해 여름학기 졸업 이후 대기업 등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다 실패하자, 얼마 전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더이상 버틸 힘이 없었습니다. 고생하신 부모님과 여자친구와의 장래를 생각하면 어떻게 해서든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4학년에 진학하는 인하대 李용욱씨(24·미술교육과)는 “호황분위기와 대학가 취업은 반비례하는 것 같다”며 “2차 인턴사원에 기대를 걸었던 선배들이 채용되지 못한 채 다음달이면 취업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남의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학교 金은혜씨(여·22·사학과 3년)는 “토익이나 토플은 기본이고, 요즘은 컴퓨터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인하대 취업정보센터 관계자는 “애초 올 취업률을 65~70%로 잡았으나 다소 하향조정해야 할 형편”이라며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안정된 직장을 찾기 위해 물색하지만 결국에는 취업형편이 나은 중소기업쪽으로 눈을 돌린다”고 밝혔다.

다른 대학의 사정도 엇비슷하다. 인천대 졸업준비학생회 鄭제혁위원장(28·법학 4년)은 “공식적인 취업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인턴 등 임시직이 많고, 도서관에서 공부중인 졸업예정자들을 볼때 취업체감지수는 높지 않다”며 가라앉은 학교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런 추세 때문에 채용이 불투명하고, 기업들이 편의적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을 받는 인턴사원의 신청도 예상치를 뛰어 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에 들어간 '제3차 정부지원 인턴제'의 경우 인천에선 남구·중구·동구· 남동구·연수구에 1천4백3명이 배정됐으나 1천89명이 구직등록을 마쳐 곧 초과할 것으로 경인고용센터측은 보고 있다.

고용센터 金歲漢센터장(58)은 “등록자 가운데 대졸예정자 77.4%, 대졸자 16.25%, 고졸 6.4%로 대부분 고학력자”라며 “근로형태와 작업현장을 사전에 확인한 후 인턴사원을 배치하고, 신분이 연수생에서 계약직근로자로 높아진 탓에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달라진 구인·구직시장 흐름에 맞춰 올해는 특히 고학력자 실업을 줄이는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車埈昊·李旻鍾기자·minj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