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인천지역에서 말라리아 환자들이 급증해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발병 환자는 대부분 강화군 주민과 휴전선 일대에서 근무하다 전역한 군인이지만, 이들 지역을 다녀 온 이들도 포함돼 있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6일 이모씨(39·부평구 삼산동)는 발한과 고열 등을 호소하며 심한 감기증세를 보이다 결국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보건소 역학조사 결과 그는 이달 초 본가가 있는 강화에 갔다가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모씨(22·부평구 갈산동)도 지난 26일 같은 증세를 호소하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결과 말라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됐다. 보건당국은 경기도 연천 지역 부대에서 근무하다 지난 4월 전역한 한씨는 군생활 중 말라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강화 주민들을 비롯 경기도와 강원도 등 북한 인접 지역에서 근무했던 전역 군인들을 중심으로 말라리아 환자가 확산되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 발병한 말라리아 환자는 모두 1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1명보다 23명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화지역에서만 86명이 발병해 인천시 전체 말라리아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당국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말라리아 환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강화를 비롯 경기 이북 지역을 찾는 시민들에게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들어 말라리아 환자가 지난해에 비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비해 각종 방역대책을 세워 추진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 시민들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