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2단계 건설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공항 주변 지역 문화유적지에 대한 정밀발굴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적 발굴작업의 특성상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다 공항 2단계 건설 공기에 쫓겨 발굴작업이 형식적으로 이뤄질 경우 중요한 유물들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 영종도 운남동 일대 1천여평의 대지에서 발견된 100여점의 청동기 시대 민무늬토기와 초기백제 토기의 경우 역사적 자료 가치가 높아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 하고 있다.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항 건설중인 지난 95년과 97년 2차례에 걸쳐 공항 개발지역 및 주변지역에 대한 문화유적 발굴작업을 벌였으나 부분적인 시술조사에 그친 채 정밀조사한 지역의 유물발굴작업은 나중으로 미뤘다.
공항공사는 1차로 지난 95년 공항 매립공사를 위한 토사채취지역으로 선정된 삼목도 일대 2곳에 대해 문화유적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이 곳에선 신석기 후기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18개의 원형 노지와 줄무늬토기 파편 등이 출토됐다.
삼목도와 함께 발굴작업을 벌인 운서동 2235·2249 일대는 전면적인 조사 대신 대상지를 부분적으로만 발굴 조사했다. 이 곳에서도 원형 노지와 빗살무늬 토기편, 석촉 및 용도 미상의 석기 2점이 발견됐다.
공항공사는 이어 지난 97년 4월부터 98년 10월까지 삼목도 열병합발전소 용지와 용유도 북쪽 도로공사 예정지역에서 2차 문화유적 발굴을 실시했다. 열병합발전소 일대 약 3만㎡의 면적에선 빗살무늬토기 등 총 15점을 발굴했다. 그러나 용유도 지역만 정밀조사하고 발굴작업은 벌이지 않았다.
당시 공항공사와 발굴을 담당한 서울대박물관은 발견된 유물을 대학 박물관에 소장했으며, 공항공사측은 개항 이후 공항에 관련 시설물을 설치해 이 유물을 이전·보관하기로 했으나 지금까지 이전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당시 발굴작업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공항건설 2단계 지역 2~3곳에 문화유적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단계 공사가 시작되기 전 해당 지역을 다시 발굴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대상 지역으론 오성산 주변과 용유도 북측방조제와 남측방조제 사이 도로예정 구간, 신불도 지역 등 3곳이 꼽혔다.
문제는 공항공사가 올 하반기쯤 3차 발굴작업을 벌일 계획이지만 내년 상반기에 용지조성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충분한 발굴작업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유적 발굴작업 특성상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날씨 영향에 따라 발굴작업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에 따라 정도가 다르지만 정밀조사 후 발굴작업까지 최소 1년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항주변 유적보존책 시급
입력 2002-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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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1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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