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그의 행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남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초 일본에 불법 입국하려다 추방된 것이 계기가 됐다. 국제사회가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김정남은 처 신정희와 4살 난 아들, 그리고 이 아이의 보모로 추정되는 여인 등과 함께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에서 추방됐었다.

그간의 언론 추적 보도에 따르면 김정남은 일본서 추방된 지 1년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각국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서울의 한 소식통은 그가 귀국하지 않고 베이징(北京)과 모스크바에 체류하는 등 제3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김정남의 이같은 장기 외국 체류에 대해 일본 불법입국 시도 등으로 김 위원장의 노여움을 사 귀국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북한체제의 속성상 잘못이 있으면 불려가 벌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못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안 들어간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가 귀국하지 않는 이유로 후계문제를 둘러싼 김정일 가계의 복잡한 사정과 권력암투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김정남의 위상을 감안할 때 그가 국내에 있을 때 야기될 수 있는 후계문제 관련 갈등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김정남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전문가들이 최근 김정일 후계문제와 관련해 김정남의 이복동생 김정철이 후계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점이다. 북한 권부에서 김정남보다 김정일과 고영희 사이에 태어난 김정철을 지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후 사정을 감안할 때 김정남이 장기간에 걸쳐 외국에 체류하며 낭인 아닌 낭인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후계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