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1 미 테러사건 이후 인천국제공항이 보안검색을 강화했지만 마약류와 금괴 밀반입 양은 여전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인천공항세관 등에 따르면 마약류 밀반입 업자들은 내부 조직원을 동원하지 않고 관광객이나 유학생들에게 사례비를 준다고 유혹해 마약류를 숨겨 들여오고 있다. 금괴 밀수입자들은 상대적으로 검색이 소홀한 특송화물을 이용한다.

실례로 지난 8월25일 인천공항세관과 인천지검 합동수사반은 6만6천명이 동시에 투여할 수 있는 중국산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 2㎏(시가 60억원 상당)을 밀반입한 혐의로 윤모(52)씨와 인수책 신모(35)씨를 적발해 구속했다. 윤씨는 중국 공급책한테 메스암페타민 2㎏을 한국까지 운반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날 오후 3시10분께 아시아나항공 OZ338편으로 중국 창춘에서 국내로 들여왔다.

윤씨는 여행용 가방 내피벽에 이중공간을 교묘하게 만들어 메스암페타민 2㎏을 35개 비닐봉지에 나눠 숨겨 들여오려다 세관의 X-ray 검색과정에서 적발됐다.

마약류(살빼는 약 포함) 밀반입의 경우 개항 후 지난해 8월까지 41건 1만2천509㎏(323억3천여만원)이 적발됐으나 올 8월 말까지 67건 14만4천21㎏(209억7천600여만원)에 이른다. 건수와 양은 늘었으나 금액은 다소 줄어든 것. 메스암페타민 등 고가의 마약류보다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들여온 살빼는 약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국은 금괴 밀반입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7월 29일 시가 88억원 상당의 금괴 660㎏이 수입화물에서 적발됐다.

세관에 관세법위반 혐의로 붙잡힌 김모(43)씨는 지난 7월 초 D상호로 기계부품 수입을 하는 것처럼 유령회사를 차린 뒤 홍콩에서 유압펌프를 수입하면서 펌프 내부 부품을 빼고 그 속에 금괴 10개씩을 숨겨 들여오려다 걸렸다. 김씨는 같은 수법으로 금괴를 밀수해 같은달 18일부터 26일 사이 25회 걸쳐 금괴 500㎏(시가 67억원)을 들여와 처분하고, 같은달 29일에도 금괴를 숨긴 유압펌프 케이스 16개를 특송화물로 반입하려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괴 밀수는 지난해 8월 말까지 36건 267㎏(35억2천500만원)이었으나 올 들어 건수는 14건으로 줄었지만 양은 1천326㎏(175억500만원)으로 무려 6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