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초기 진압용 소화기 도난이 잦아 공항당국과 관리업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화기 도난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CCTV의 사각지대가 있는데다 주차장이 워낙 넓어 순찰요원들이 적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관계업체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여객터미널 지하주차장에 화재발생시 초기 진압을 위해 2.3㎏짜리 소화기 200여기를 비치하고 있다. 그러나 소화기는 이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특성상 도난 방지를 위해 잠금장치를 할 수 없어 도난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하주차장에 비치한 소화기는 크기가 작아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트렁크를 열고 집어 넣기만 하면 쉽게 훔칠 수 있다. 지난 3월 개항 이후부터 지금까지 모두 40개의 소화기가 도난당했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24개를 도난당한데 이어 올 들어 16개의 소화기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여객터미널 주차장은 지하 1~3층으로 성수기나 주말을 제외하곤 지하 1~2층만 개방하고 있는데, 하루 평균 6천400여대의 차량이 사용하고 있다”며 “주로 이용이 많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소화기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객들은 소화기 도난보다는 CCTV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에 더 불안해하고 있다. 공항을 찾은 한 이용객은 “지하주차장에 CCTV가 촬영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면 이용객들의 안전에도 위험이 따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지하주차장의 보안 시설을 강화하거나 순찰을 자주 실시해 이용객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