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착공, 금강산육로관광의 걸림돌이 되어온 군사분계선(MDL) 통행협상이 북측의 양보로 타결돼 남북관계 현안의 진전이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유엔사와 국방부는 MDL 통행 합의서에 “남북관리구역에서 제기되는 민간인의 MDL 통행문제는 정전협정에 따라 협의 처리한다”고, 북한군은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 쌍방이' 협의 처리한다”는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팽팽히 맞서오다 북측이 '남북 쌍방이'라는 문구의 삽입을 포기한 것이다.
북한이 이처럼 양보안을 내놓은 배경은 그동안 계속 주장해온 '민족공조'의 연장선에서 남북 간 경협 현안이 풀려나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MDL 문제로 유엔사측과 대립하기 보다는 실사구시적으로 양보를 통해 철도·도로연결을 비롯한 남북관계 현안을 원만하게 풀어나감으로써 구호에만 그치는 '민족공조'가 아니라 실천으로 담보될 수 있는 '민족공조'를 구현해 나가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이를 통해 핵문제로 시작된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탈출하는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남한과의 협력을 가속시킴으로써 평화의지를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장관급회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비롯해 각종 실무협의회 등 남북 간 협의채널을 열어두고 현안을 논의하는 등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다 이번 북한의 결단은 27일부터 시작되는 임동원 대통령 특사의 방북에 따른 분위기 조성용으로도 볼 수 있다.
임 특사는 이번 방북기간 핵과 MDL 및 경협 3대 과제에 논의를 집중시켜 남북관계 진전의 토대를 구축하고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임 특사는 27일 출발 기자회견에서 “군사분계선 통과문제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과 관련해 임기 내에 부분적 개통이라도 달성함으로써 MDL을 통과하게 하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착공, 금강산 육로관광 등 현안과제를 해결할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임 특사의 방북기간중 구체적인 일정을 협의하고 식량이나 비료 지원 등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북한의 결단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번에 유엔사의 협상안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MDL 등 정전협정이 적용되는 지역에서 남북간 협조의 범위를 좁히게 됐다는 점이 앞으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연합>연합>
北, MDL 통행협상 양보배경 관심 - '국제고립 탈출' 막다른 돌파구
입력 2003-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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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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