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 주민들에 한해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방침을 세웠으나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할인시기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공항고속도로통행료인하추진위원회(통추위)에 따르면 정부의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 인하안 발표후 시행이 지지부진하여 확인한 결과 우선 주민들에 대해 48.3%를 인하하는 것은 확정됐으나 통행횟수 제한, 차량톤수, 비사업용 제한 등 세부적인 시행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추위는 “건교부가 당초 6월 말까지 시행방안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정부부처의 이견으로 지연되고 있다”며 “정부가 세부적인 시행방안을 놓고 옥신각신하는 동안 주민들은 터무니없는 통행료를 내며 고통받고 있다”고 조속한 시행을 요구했다. 신공항하이웨이(주)도 정부의 세부시행 방안이 당장 마련되더라도 할인카드 발급과 시스템 완비로 오는 8월 초께나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통추위의 요구에 따라 기획예산처, 건설교통부 등과 간담회를 열어 영종도 주민 소유 차량에 한해 적절한 대체교통수단이 만들어질 때까지 서울 방면과 인천 방면 모두 일반고속도로 기준으로 통행료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 경우 승용차 기준으로 서울 방면은 현행 6천400원에서 3천300원으로, 인천 방면은 현행 3천100원에서 1천600원으로 약 48.4%를 감면, 영종도 및 인근 도서 지역 주민들이 통행료 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

이와 별도로 경차 이용자의 경우 서울 방면은 5천100원에서 3천200원으로, 인천방면은 2천500원에서 1천600원으로 인하되며, 택시는 우선 1년 동안 공항에서 서울, 인천지역으로 나가는 빈차에 한해 통행료가 면제된다. 경차와 택시 빈차의 통행료 감면은 6월20일부터 실시에 들어갔다.

통추위는 그러나 정부를 상대로 통행료를 50% 가까이 인하한 것은 주민들의 단결이 얻어낸 성과지만 당초 목표한 인천방향 무료, 서울방향 1천600원은 이끌어내지 못한 만큼 지속적인 투쟁을 통해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통추위는 이와 관련, 오는 7~8월께 통행료 인하 1차대회를 개최하고, 통행료 인하를 위한 감사원 감사청구를 비롯 시민단체와 연대해 인천공항 고속도로 특혜의혹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진상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통추위 관계자는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운동을 대규모 시위보다는 법적투쟁으로 전환키로 했다”며 “대체도로가 없는 인천공항 고속도로의 통행료 징수는 부당하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SOC(사회간접자본) 민자 투자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