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7일 당·청협의에 앞서 20분간 단독요담을 갖고 신당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두 사람간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정 대표는 당내 신당 갈등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면서 '개혁적 통합신당'으로 줄기를 잡아야 한다는 점을 밝힌데 반해 노 대통령은 당·정분리의 입장을 견지하며, 구체적인 신당 언급을 자제했다는 것이 청와대와 민주당측의 설명이다.

기대됐던 노 대통령의 신당에 대한 의중 표명이 없었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당내에 신당 추진의 공감대, 개혁적 통합신당의 공감대, 당내 신당추진기구 구성의 공감대, 분당은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보고를 했고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웃으면서 “당·정 분리다. 대표님이 알아서 슬기롭게 처리하라”고 답변한 것으로 문석호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청와대에 들어가기 앞서 당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고, 특히 당내 신당논의의 다양한 갈래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알아볼 것이라고 측근을 통해 밝힌 바 있어 두 사람간에 '오프 더 레코드'(비공개)를 전제로한 깊숙한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정 대표는 신주류 강경파 일각의 분당을 통한 다당제 구상이 총선전략상 모험주의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당내 일각에서 이같은 구상이 노 대통령의 생각이라는 견해가 많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서 정 대표가 자신이 대표로서 주도적으로 신당문제를 해결해 나갈것이라는 의지를 밝혔고, 노 대통령이 “대표가 알아서 슬기롭게 대처하라”고 긍정적 답변을 함에 따라 향후 신당 논의에서 정 대표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낳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