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일 대국민 이메일을 통해 '잡초 정치인 제거'를 강조한데 대해 한나라당은 '국론을 분열시키는 편가르기'라며 발끈하고 나섰고, 민주당내 구주류 및 중도파도 '개혁신당' 및 '인적청산'과 관련이 있는게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러나 신주류측은 '정치·정당 개혁에 대한 원칙론'이라며 파장 확산을 경계했다.

▲한나라=정치권 편가르기이자 대통령의 독선이라고 반발하면서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며 발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누구를 겨냥해서 하는 말인지 궁금하다”면서 “호남에서 90% 이상의 표를 얻고, 영남출신이라고 영남지역의 지지를 호소한 자신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규택 총무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주도하고 조장하려는 것 아니냐”며 “미국방문을 앞두고 국민화합을 이뤄야 할 대통령이 국론을 분열시키려 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종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생각이나 정파가 다른 정치인을 잡초로 몰게 아니라 잡초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의 범주에 스스로 포함되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면서 “지금은 말로서 국론을 분열시킬 때가 아니라 개혁이라는 과제를 정책과 행동으로 옮길 때”라고 말했다.

▲민주=구주류 및 중도파는 노 대통령이 '개혁신당'과 '인적청산'에 무게를 두고 한 발언일 경우 자칫 당내 분란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반발한 반면, 신주류는 정치·정당 개혁에 대한 원칙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구주류측 이윤수(성남 수정) 의원은 “잡초야 이 다음 총선에서 뽑힐 것”이라며 “국민이 심판하도록 맡겨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 대선 당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회장을 맡았던 최명헌 의원은 “말처럼 인위적으로 그렇게 되겠느냐. 민심이 따라 줘야 한다”며 “일반 국민과 정치지도자가 해야 할 이야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도파 함승희 의원은 “말이야 옳지만 신당논의로 당에서 불협화음이 나고 있는데 대통령이 선동하듯 이야기하는 것은 또 다른 불협화음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주류측 신기남 의원은 “제 4세대 정당에 대한 저항세력, 냉전사고 및 기득권 안주세력 등을 통칭해서 한 이야기”라고 평가했으며, 천정배(안산 단원) 의원도 “정치권 전체에 대한 말이지, 특정정당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